윤석열 대통령은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이었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1500여 명의 계엄군이 투입됐다.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계엄령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국회가 헌정 사상 세 번째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데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도 탄핵했다. 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로 적시돼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2]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K컬처의 새 지평 열어
소설가 한강(54)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인으로서도, 아시아 여성으로서도 첫 노벨 문학상 수상이었다. 그의 수상은 ‘한강 효과’라고 불릴 만한 문학 열풍도 불러왔다. 국내에선 수상 닷새 만에 작품들이 100만 부 넘게 팔렸고, 영국 미국 프랑스 등에서도 대표작 품절 현상이 빚어졌다.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에 이어 또 한 번 ‘K컬처’가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 의대 2000명 증원 논란, 전공의 이탈 의료공백 사태
올 2월 6일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을 발표하고 이에 반발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병원을 이탈하며 의료공백 사태가 발생했다.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하고 강의실을 떠나며 의대 교육도 멈췄다. 의료진 부족으로 병원을 전전하는 중증·응급 환자가 늘었고, 수술과 진료가 연기돼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의료공백 사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 4·10총선 야권 192석 압승, 與 최악의 참패
22대 국회도 21대에 이어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이어졌다. 4·10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지역구 90곳과 비례대표 18석을 포함해 총 108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발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불면서 여당은 헌정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75석을 얻는 등 범야권은 개헌선(200석)에 8석 모자란 192석을 얻었다.
[5] 디올백 수수 논란에 특검법까지… ‘김건희 리스크’
지난해 11월 최재영 씨로부터 300만 원 상당 디올백을 수수하는 김건희 여사의 영상이 공개되며 파문이 확산됐다. 지난해 말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됐지만 올 5월에야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여사를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해 ‘황제 조사’ 비판을 받았고,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부인은 처벌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야당이 수차례 통과시킨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6] 명태균 녹취 파문, 尹부부 공천개입 의혹 수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정국을 뒤흔들었다. 의혹의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는 본보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이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부에게 조언을 하거나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과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됐고, 검찰은 3일 명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7]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9명 사망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예정이었던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버드 스트라이크’(새떼 충돌) 뒤 불시착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과 탑승객 등 총 181명 중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1997년 대한항공기가 미국 괌 공항에서 추락해 229명이 숨진 이래 27년 만에 벌어진 우리나라 최악의 여객기 사고다. 정부는 내년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8] 가을까지 열대야… 한반도 역대 최악 폭염
올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한반도에는 유례없는 무더위가 찾아왔다. 서울에서 가장 빠른 열대야(6월 21일)와 가장 늦은 열대야(9월 19일) 기록이 경신됐고 여름 전국 평균기온(25.6도), 평균 최저기온(21.7도)도 가장 높았다. 무더위는 가을까지 이어져 9∼11월 평균 기온 역시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앞으로 기록적 폭염이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9] 반도체 위기속 코스피 ‘나 홀로 부진’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반도체 산업은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됐다. 특히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들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고 주 52시간 규제 등이 기술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는 반도체 위기 속에 올해 들어서만 10% 가까이 내리면서 전 세계 증시 중 ‘나 홀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10] 北 오물풍선 테러, 南 9·19 효력 정지… 남북 긴장 고조
북한은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거름과 쓰레기, 대북전단 등이 담긴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보내며 연쇄 테러에 나섰다. 정부와 군은 6월 초 문재인 정부 때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의 전면 정지로 맞대응했다. 이후로도 오물풍선이 계속 날아오자 군은 “선을 넘은 경우 단호한 군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북한은 평양에 한국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주장하는 등 남북 긴장이 고조됐다.
해외
[1] 총알 스쳐간 트럼프… 대선 압승으로 백악관 복귀
11월 5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압승하며 백악관 복귀에 성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총격 암살 미수,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 등 여러 변수 속에서도 경합주 7곳을 석권했다.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한층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 북한군 러시아 파병… 러-우크라 전쟁 사상자 100만명 넘어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대규모로 파병된 게 10월 공식 확인됐다. 북-러는 전쟁 시 상호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6월 맺었다. 북한이 파병 대가로 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군 1만1000여 명이 파병돼 최소 100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상자가 총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이달 초 밝혔다.
[3] 트럼프 승리에 날개 단 비트코인… 사상 첫 10만 달러 돌파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선 승리는 가상화폐에 날개를 달아 줬다. 5일 비트코인 가격은 2009년 1월 출시 이래 처음으로 10만 달러 선을 넘어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에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백악관에 관련 정책을 담당할 ‘가상화폐 차르’ 직책을 신설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 규제기관에 친(親)가상화폐 인사를 지명하기도 했다.
[4] 美 연준, 4년 만에 ‘빅컷’ 단행… 전 세계 금리 인하 시작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년 6개월 만인 9월 경기침체 우려에 기준금리를 연 4.75∼5.0%로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이에 한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잇달아 내리며 금리 인하 기조에 동참했다. 다만, 연준은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이겠다고 밝혀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5] 시리아 내전, 13년 만에 반군 승리… 아사드는 러 도피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이 8일 반군의 승리로 끝났다. 1971년부터 53년간 대를 이어 시리아를 통치한 ‘세습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은 러시아로 도피했다. 아사드 정권을 돕던 러시아와 이란이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에 집중하면서 정부군은 무너졌다. 반군을 주도한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 샴(HTS)’이 다민족, 다종교의 시리아를 통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6] 이스라엘, 하마스-헤즈볼라 지도자 제거 중동전쟁 승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고위 간부를 잇달아 암살하며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 전쟁’의 승기를 쥐었다. 이스라엘은 정밀 공격을 통해 8월 1일 이란 테헤란에서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를, 9월 27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등을 살해했다. 9월 17일엔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과 시리아에 무선호출기(삐삐) 폭발 테러를 일으켜 3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7] 日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강제징용 표현 빠져 논란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로 끌려간 일본 사도광산이 7월 2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하고 매년 추도식을 열기로 한 점을 감안해 등재에 동의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전시물에 끝내 ‘강제 징용’ 표현을 담지 않았다. 추도식마저 세계유산 등재에 감사하는 자리로 전락하자, 한국 정부는 불참을 결정했다.
[8] 노벨상까지 휩쓴 AI… 엔비디아, 한때 美 시총 1위
인공지능(AI) 돌풍은 올해 더 거세고 뜨거웠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노벨 물리·화학상은 “AI가 삼켰다”는 평이 나올 만큼 이 분야 연구가 주목받았다. 노벨 화학상은 AI를 활용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 설계한 데이비드 베이커,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가 받았고, 노벨 물리학상은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머신러닝 기반을 구축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에게 돌아갔다. AI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는 6월 18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미국 시가총액 1위를 하기도 했다.
[9] 민간인 우주 유영 시대 활짝… 우주 탐사경쟁 가열
미국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이 이끈 민간 우주비행팀 ‘폴라리스 던’이 9월 10일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으로서는 최초의 우주 유영이었다. 각국의 우주 탐사 경쟁도 한창이다. 중국의 ‘창어 6호’는 6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샘플을 채취했고,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오디세우스’는 2월 민간 탐사선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10] 브라질-스페인 대홍수… 지구촌 곳곳 기상이변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 1∼9월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에 비해 1.54(±0.13)도 올랐다. 이는 가장 뜨거운 해였던 지난해(1.45도)를 넘어선 역대 최고치. 지구촌 곳곳에서 기록적 폭염과 홍수 피해가 이어지는 등 기상 이변이 ‘뉴 노멀’로 자리잡은 한 해였다. 5월 브라질에서 80년 만의 대홍수로 163명이 숨진 데 이어 11월 스페인에선 51년 만의 대홍수로 2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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