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생존자와 유가족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형 참사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도록 사고 영상 공유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트라우마 대응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두 학회는 “이 참사에서 특히 중요한 건 생존자와 유가족, 목격자 및 이 사고로 충격을 받을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일”이라며 “재난과 같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회복에는 충분한 시간과 도움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이해해 줄 가족, 친척, 친구와 함께 슬픔과 고통을 나눠 볼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대형 참사 이후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장기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릴 수 있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가족의 정신건강 상태를 연구한 결과 유가족 57%는 사고 발생 6년 이후에도 PTSD 증상이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대형 참사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사고 영상 및 사진 공유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고 당사자가 아니라도 사고 영상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면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며 “사고 영상을 의도적으로 회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불안감 등 후유증이 이어질 경우 상담이나 치료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편안한 이미지를 상상하거나 복식호흡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경감하는 이완 운동을 병행하는 게 심리 상태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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