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추진 지방공항 8곳… 새만금공항, 무안보다 활주로 짧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31일 03시 00분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재 운영 공항 15곳중 11곳 적자… 이용률 극히 낮아 “포퓰리즘” 비판
2029년 개항 새만금, 안전성 우려… 감사원, 지난달 지방공항 감사 착수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2024.12.30 뉴스1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2024.12.30 뉴스1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지방공항에 대한 안전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추가로 건설을 추진 중인 지방공항이 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9년 개항 예정인 전북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무안국제공항보다 300m 짧아 비상 착륙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의 ‘6차 공항건설 종합계획’에 따르면 건설이 확정됐거나 지방자치단체와 건설 협의 중인 지방공항은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 통합신공항(TK신공항) △새만금국제공항 △흑산공항 △제주 2공항 △울릉공항 △백령공항 △서산공항 등 8곳으로 나타났다. 부산에 들어설 가덕도 신공항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13조7000억 원, TK신공항에는 11조50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제주 2공항에도 6조7000억 원, 나머지 공항 개발에 확정된 비용만 4조 원으로 천문학적인 국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지방공항 설립 취지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방에 작은 공항을 지어 다양한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방공항 이용률이 현저히 저조한 탓에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올해 4월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도 경기 지역 후보들은 경기국제공항, 포천공항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18∼2022년 누적 기준으로 현재 운영 중인 공항 15곳 중 인천, 제주, 김해, 김포를 제외한 11곳이 적자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활주로 이용률은 2022년 기준 0.1%로 1000억 원 이상 적자를 봤다.

지방공항의 경제성과는 별개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지속해서 제기된다. 새만금국제공항 활주로 길이는 2500m로 무안공항(2800m)보다 300m 짧다. 인천국제공항(3750∼4000m), 김포국제공항(3200∼3600m)에 비해서는 턱없이 짧은 수준이다. 이번 사고에 짧은 활주로가 직접적 원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항공업계에선 활주로 길이를 충분히 확보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수출 거점이 돼야 할 새만금국제공항이 짧은 활주로로 유럽과 미주 노선을 오가는 대형 항공기를 수용할 수 없는 점도 논란이 된다. 새만금국제공항은 동남아, 중국, 일본 노선 등 운항거리가 5000km 이내인 B737-800, A321 항공기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지방공항은 예상 승객 수요, 예비타당성 평가 등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런 경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방공항이 긴 활주로가 필요한 국제선을 무리하게 운영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안전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방공항과 관련한 계획, 건설, 운영 등의 적정성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달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이 지방공항 감사에 나선 건 2003년 무안, 김제, 울진공항 감사 이후 21년 만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무안공항 사고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중”이라며 “필요시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 추진#지방공항#새만금공항#활주로#무안보다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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