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장례 시작…신원 미확인 5명 남아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흘째인 31일 희생자 유족들의 장례 절차가 하나 둘 시작됐다.
시신 대부분이 사고 당시 폭발의 충격으로 훼손됐지만 다행히 대부분 신원 확인에 성공하면서 일부 유족들은 빈소를 차리기 시작했다.
‘20년 지기’ 지인을 잃은 사연도 있었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고로 숨진 남성 A 씨의 장례는 그와 20년 넘게 알고 지낸 같은 교회 지인이 맡고 있다.
전날 오후 11시경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와 만난 상조업체 대표 B 씨(57)는 “A 씨와 20년 넘게 알고 지냈다. 평생 봉사만 하던 따뜻한 사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교회에서 주관하는 김장 봉사, 불우이웃 돕기, 식당 봉사, 동호회 봉사 등 몸을 아끼지 않으면서 솔선수범하는 사람이었다”며 “그런 분에게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B 씨는 “A 씨의 부인과도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슬퍼하시는 걸 보니 더 마음이 안 좋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있다가 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장례식장에서도 사망자 빈소가 차려지고 있다.
31일 오전 10시 반경 광주 만평장례식장에서는 태국인 사망자 둥마니 쫑룩 씨(45)의 장례식이 열렸다.
쫑룩 씨의 한국인 남편이 장례식장을 지킨 가운데, 지인 및 친척 등 조문객 20여 명이 찾아와 작별 인사를 전했다.
낮 12시경에는 강기정 광주시장도 빈소를 찾았다.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의 신원 확인 작업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지문 대조, 유전자(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총 174명이다. 나머지 5명은 아직 미확인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DNA 감정을 통해 신원 파악할 방침이며, 오늘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무안=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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