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광주광역시에서 치과를 운영했던 의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애도를 표했다.
3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9년부터 광주 광산구 흑석동에서 치과의사로 활동해 온 의사 이 모 씨(53)가 이번 참사로 숨졌다는 소식과 함께 치과 안내문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해당 치과가 있는 건물 엘리베이터에는 “부고. ○○치과 이○○ 원장님께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부고로 진료를 중단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를 본 보호자 A 씨는 “저에게도 듣고 싶지 않던 소식이 왔다. 첫째, 둘째 그동안 친절하게 진료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첫째 앞니가 살짝 색깔이 달라서 걱정했는데 ‘커서 여자 친구 만날 때 예쁘게 해주면 된다’면서 3개월 뒤에 보자고 웃으셨다”고 이 씨의 따뜻함을 회상했다.
이어 “과잉 진료 안 하시고 애들 예뻐해 주셔서 환자가 붐비던 곳. 그동안 감사했다”며 “우리 아이들도 소식 듣고 너무 슬퍼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명복을 빌었다.
이 씨 치과를 초등학생 때부터 다녔다고 밝힌 환자는 “(이 씨) 정말 좋은 분이었다. 2주 전에 건강검진 갔는데 ‘이상 없다’는 한 마디 그 뒤로 부고 문자를 받았다. 정말 황망하다”며 “정말 일만 하셨다. 휴일도 일주일에 딱 하루였고 혼자 진료하셨다. (소식 듣고) 펑펑 울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외에도 이 씨 치과 리뷰란에는 “꾸밈없이 정직하고 진솔하게 의료활동하셨던 원장님. 자상한 카리스마, 따뜻한 애정으로 아이들과 소통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원장님과 같은 의료인을 또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멀어도 과잉 진료 없고 정확하게 진단해 주셔서 6년째 다녔는데 너무 안타깝다”, “마지막 예약을 미뤘던 그날이 후회된다. 세상에 몇 안 되는 멋진 어른이자 본보기가 되는 선생님”, “우리 아이 치료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등 추모글이 이어졌다.
이 씨는 지역 치위생학과에서 겸임·초빙교수로 활동하며 실습 기자재와 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등 지역 사회에도 온정을 베풀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부고 소식에 인근 지역 동료 의사는 그의 환자 치료를 도맡는 등 발 벗고 나섰다.
이 씨 치과에서 약 1.8㎞ 떨어진 곳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조 모 씨는 “전 이 원장님을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도 않다”면서 “하지만 원장님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환자분들과 아이들을 위해 사셨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할 수 있는 한 ○○치과 기존 환자분들의 진료를 마무리해 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장님에 비하면 부족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고 생각해 나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 씨와 함께 일하는 동료 의사 김 모 씨 역시 “○○치과에서 진료받으시던 분들 성심껏 진료해 드리겠다. 비보를 전해 듣고 일천한 실력이지만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돕겠다”며 웬만하면 추가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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