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문가들 “특이한 공항설계 많이 봤지만 무안공항이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일 01시 40분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콘크리트 둔덕’ 문제점 잇단 지적
“구조물 국제 규정 지켰는지 의문”
“딱딱한 소재로 제작, 조사 필요해”

뉴스1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이 공항 설계상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상 해외 공항에선 충돌에 대비해 활주로 가까이에 단단한 구조물을 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전직 항공기 조종사 더그 모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공항의 레이아웃(구조물 설계)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활주로를 완전히 평탄하게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약간의 경사는 드물지 않고 특이한 공항 설계도 많이 봐왔으나 이번(무안공항)이 최악”이라며 “공항 설계는 여객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무안공항 활주로 끝의 경사면과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의 수평을 맞추기 위한 구조물(콘크리트 둔덕)을 세울 때 충돌 가능성에 대비했어야 함을 지적한 것이다. 무안공항 활주로의 끝부분에서 264m 떨어진 지점에 설치된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활주로 끝단과 높이를 맞추기 위해 2m가량 솟아 있다. 사고 여객기는 동체로 활주로에 내린 뒤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경사면을 질주하다가 솟아오른 둔덕에 부딪치며 폭발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항공안전재단 하산 샤히디 회장도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항 내) 구조물 배치는 국제 표준에 따라 결정된다. 조사관들은 구조물이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알고 싶어 할 것”이라며 “활주로 근처의 물체들은 (항공기와) 충돌 시 부서지기 쉬운 물체여야 한다”고 말했다.

48년 경력의 조종사로 사고기와 동일 기종인 보잉 737-800을 운항한 경험이 있는 크리스 킹스우드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활주로에서 일정 거리와 범위 내에 있는 장애물은 부서지기 쉬워야 한다. 항공기와 충돌하면 부서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딱딱한 소재로 만든 게 이상하고, 확실히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조종사인 크리스티안 베케르트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보통 활주로 끝에 그런 콘크리트 구조물 벽을 세우진 않는다”고 했다.

한편 영국 항공전문매체 플라이트 인터내셔널 매거진의 데이비드 리어마운트 편집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국 당국에 대한 질문’이란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활주로 끝 바로 너머에 있던 장애물(콘크리트 둔덕)은 무엇이며, 왜 거기에 있었는지 규명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동체) 착륙이 대규모 사망자가 나온 원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콘크리트 둔덕 때문에 대형 참사가 났다고 진단한 것이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콘크리트 둔덕#무안공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