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3일 응급실 환자, 전주보다 2547명 늘어
대부분 중등증 이하…독감 유행 본격화 영향
1월 증가 가능성… 발열클리닉 115개소 운영
겨울철 독감이 크게 유행하는 가운데 연말 응급실 환자가 일주일 만에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전국 414개소 응급실에 내원한 전체 환자 수는 1만841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16일 환자 수가 1만5865명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2547명(16%)이 늘었다.
증가한 환자 대부분은 중등증 이하였다. 2547명 중 1180명은 KTAS 4~5등급(경증·비응급), 1178명은 KTAS 3등급(중등증)으로 나타났다. KTAS 1~2등급(중증)은 증가 폭이 189명으로 비교적 작았다.
응급실 일평균 환자 수는 코로나19 재유행하던 지난해 8월 2만명 가까이 치솟았다가 이후 점차 줄어 11월엔 1만3000명대까지 내려왔다. 그러다 동절기에 접어들며 환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평일 일평균 기준 응급실 환자 수는 11월4주 1만3642명, 12월2주 1만3888명, 12월3주 1만5060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응급실 환자 급증 현상은 겨울철 호흡기질환 유행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1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는 31.3명으로 전주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겨울철 독감 유행이 보통 1월까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응급실 내원 환자가 지금보다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겨울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성도 높아진다.
의료계에 따르면 독감은 경증·비응급 상태인 KTAS 4~5 등급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증상이 비교적 가볍다거나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응급실 대신 동네 병원이나 발열클리닉 등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한철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경증 환자가 응급실로 몰리면) 중증 환자에 대한 자원이 떨어진다”며 “(독감 환자는) 기본적으로 약을 먹으면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약을 빨리 줄 수 있는 데를 가는 게 낫다”고 했다.
정부는 현재 응급실 과밀화 방지를 위해 경증환자를 중심으로 받는 발열클리닉 115개소를 지정해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중증 응급환자 치료 역량을 높이기 위해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 9개소를 추가 지정했다.
이달 2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는 ‘설명절 비상응급 대응기간’으로 정해 응급진료체계 운영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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