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키운 ‘콘크리트 둔덕 미스터리’…최초 설계 경위 파악키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일 15시 01분


국토부 “음성기록장치 자료 추출 완료”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오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합동조사단이 로컬라이저(착륙유도시설)가 설치돼 있는 둔덕에 올라 조사를 하고 있다. 2025.01.01. [무안=뉴시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오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합동조사단이 로컬라이저(착륙유도시설)가 설치돼 있는 둔덕에 올라 조사를 하고 있다. 2025.01.01. [무안=뉴시스]
국토교통부는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 내 조종실 음성 기록장치에 저장된 자료에 대한 추출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 안테나(방위각 시설)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을 만든 경위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사고조사위원회는 음성기록장치(CVR)에 저장된 자료 추출을 완료했다”며 “오늘 이 자료를 음성 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VR은 관제기관과 승무원 간 교신 내용, 조종실 승무원 간 대화, 항공기 작동 상태의 소리 및 경고음 등을 녹음하는 장치다. 국토부 측은 “CVR은 최장 2시간 동안의 음성 기록을 저장한다”며 “최종 음성파일 형태 변환은 조속히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종실 내 조작 행위나 항공기 속도, 방향, 고도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비행기록장치(FDR)는 현재까지도 분석에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 측은 “현재 FDR 회수 상태로 볼 때 저장장치 내 자료 훼손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저장 장치와 전원 장치를 연결하는 커넥터가 분실된 채 발견돼 이를 다시 접합할 수 있는지를 기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여객기가 충돌한 ‘콘크리트 둔덕’ 최초 설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둔덕은 1999년 금호건설 컨소시엄에서 설계와 시공을 함께 담당하는 ‘턴키 방식’으로 조성됐다. 국토부 측은 “서울지방항공청 등에서 보유한 도면, 승인문서 등을 바탕으로 개항 초기부터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며 “시공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또 국토부는 전국 공항 내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에 대한 전수 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할 때 정확한 방향을 확인하도록 돕는 장치다. 하지만 이번 현장에서 로컬라이저를 지지하는 구조물이 2m 높이 콘크리트 둔덕으로 설계돼 충돌 이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항행안전시설 재질 조사 등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로컬라이저가 국토부 규정에 맞게 설치되었는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되었다”라는 입장을 뒤집은 것. 국토부 측은 “외국 공항 사례 등을 종합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후 빠른 시일 내 설명드리겠다”고 했다.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 2명이 추가로 입국했다. 총 22명으로 이뤄진 합동조사팀이 현장에서 기체, 엔진 등 잔해 상태를 확인하고 조류 흔적에 대한 육안 조사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사고조사위원회는 12명이고 미국 조사팀은 10명(연방항공청(FAA) 1명,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3명, 보잉 6명)이다.

이날 국토부는 사망자 179명 전원 신원확인을 끝냈다고 밝혔다. 그간 사망자 5명에 대해 신원 확인이 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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