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상담, 쪽방촌 방문… 한파취약층 겨울나기 돕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일 03시 00분


서울시-자치구 겨울철 종합대책
노숙인 밀집지역에 상담반 운영
쪽방촌 구호물품 10만여 점 지급
24일까지 이동노동자 쉼터 운영
폐지수집인-인력시장 방한 지원

지난해 12월 29일 서울역 지하도 일대에서 서울시 관계자가 노숙인과 상담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파 취약계층 특별보호대책으로 노숙인 밀집 지역에서 노숙인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구호물품을 지급하는 거리상담반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 제공
최저기온이 영하를 밑도는 추위가 계속되면서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시민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각종 한파 대비 대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홀몸노인 등 ‘한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방한용품을 지원하고 직접 가정을 방문해 건강 상담을 하는 등 특별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 노숙인 건강, 쪽방촌 화재 관리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한파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한파 취약계층을 위한 ‘겨울철 특별보호대책’을 시행 중이다. 서울역 등 거리 노숙인 밀집 지역에서 53개 조 108명으로 구성된 거리상담반을 운영하며 노숙인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진단한다. 또 매일 1900여 명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다. 노숙인은 야외 추위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대표적인 한파 취약계층이다. 서울시는 응급구호시설을 통한 잠자리도 675명 규모로 지원하고, 고령·중증질환 노숙인을 위한 ‘응급쪽방’도 110개 실 운영한다고 밝혔다.

추위에 열악한 쪽방촌 주민에게는 난방용품, 식료품 등 구호물품 10만여 점을 지원한다. 기존에 지원했던 1만여 점에서 10배 더 늘어난 규모다. 쪽방상담소 간호사가 하루 1회 찾아가는 방문 건강관리도 시행한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처음 도입한 스마트 전기화재예방시스템이다. 쪽방촌 밀집 지역인 종로구 돈의동 84개 건물의 분전반에 전기이상감지 사물인터넷(IoT) 센서 1155개를 설치해 24시간 관제시스템으로 화재 발생 징후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한파 종합대책은 올해 3월 15일까지 가동한다.

2022년 겨울부터 이동노동자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운영해 온 ‘찾아가는 쉼터’도 이달 24일까지 문을 연다. 배달·퀵·대리운전기사 등 칼바람에도 쉴 곳이 마땅치 않은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한파 대피소다. 승합차 4대가 여의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길동사거리 등 이동노동자가 많이 모이는 장소를 순회한다. 배달라이더 대상 1·2호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치구별로 배달라이더 밀집 지역을 돈다.

각 자치구도 지원을 이어간다. 동작구에서는 한파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위해 의사,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5명으로 구성된 ‘100세 디딤 건강주치의 팀’이 건강 위험군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 살핀다. 구는 홀몸노인, 만성질환자, 기초생활수급권자 등 건강 취약계층 800여 명을 대상으로 올 3월 15일까지 집중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광진구에서는 장시간 야외 활동이 많은 폐지 수집 어르신 105명에게 발열내의, 방한모자, 장갑, 핫팩이 담긴 방한용품 꾸러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양천구에서도 올해 3월까지 구내 새벽인력시장 2곳에 겨울철 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 차가운 황톳길엔 비닐하우스도

시민들이 애용하는 시설을 혹한기 맞춤형으로 재정비한 자치구도 있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해 11월 구내 용답동 청계천 황톳길과 금호동 한강시그니처정원 황톳길에 방한용 비닐하우스를 씌웠다. 최근 맨발 걷기 열풍이 불며 황톳길 이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혹한기에도 황톳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온시설을 정비한 것이다.

평소 남편과 함께 주 2∼3회 한강시그니처정원 황톳길을 걷는다는 김영란 씨(63)는 “날씨가 추워지니까 차가운 황톳길에 발을 대기 어려워 걷기를 중단할까 고민했다”라며 “비닐하우스가 생기니 이제는 눈이 오거나 비가 와도 걸을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성동구 외에도 서대문구, 도봉구 등이 황톳길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노숙인 상담#쪽방촌 방문#한파취약층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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