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 내리면 눈물”…동료 잃은 제주항공 승무원의 글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월 2일 10시 31분


지난달 31일 오후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현장 인근인 무안국제공항 철조망에 추모쪽지가 붙어 있다.2024.12.31뉴스1
지난달 31일 오후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현장 인근인 무안국제공항 철조망에 추모쪽지가 붙어 있다.2024.12.31뉴스1
제주항공의 한 승무원이 “저희는 대놓고 울 수도 없다. 비행이 끝나고 손님이 내려야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제주항공 승무원이라고 밝힌 A 씨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로 인증 절차를 거쳐야 가입할 수 있다.

A 씨는 “항상 마주하던 동료를 잃었다. 승객을 잃었다”며 “(사고)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 현 상황이 쉬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오늘도 승객을 맞이한다”며 “조금만 건드려도 주저앉아 울 것 같지만 이를 악물고 저희를 믿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승객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정비사들은 내 소중한 동료들이 탑승하기에 여느 때처럼 최선을 다한다. 현장직으로 근무하며 현장직을 대하는 소홀함에 회사가 많이 원망스러웠던 순간이 많다”며 “하지만 내 승객을 대함에 있어서 소홀함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정비사님들이 너무 힘들어하시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늘 최선을 다하셨다. 우리는 정비사님들을 믿고 탑승한다. 기장님들이 그 무거운 책임을 지고 다시 조종실로 들어간다. 기장님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한다”고 전했다.

그는 “떠나신 기장님의 최선을 저희는 믿는다”며 “마지막까지 승객을 안심시키며 탈출 준비를 했을 내 동료들을 존경한다. 내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제주항공#승무원#블라인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