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찍으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못질한 KBS…“시민의식 개선해야”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월 3일 09시 25분


KBS 드라마 제작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병산서원에서 촬영을 하다 소품 설치를 위해 문화재를 훼손해 논란이 된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시민의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3일 자신의 SNS에 “KBS 드라마 제작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에서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장을 방문했던 한 건축가가 문제를 제기했고, 많은 누리꾼들이 제보를 해 줘서 알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문화재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선릉의 봉분을 훼손한 사건, 2년 전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벌인 사건 등 어이없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젠 단순 처벌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문화재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등학교 때부터 문화재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K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자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의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병산서원 문화재 훼손 논란은 민서홍 건축가가 SNS에서 “KBS 2TV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가버렸다’ 스태프들이 병산서원에서 못질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민 건축가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3시경 병산서원에 들렀다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며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이 놓여 있었고, 스태프들이 나무 기둥이 못을 박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 신사분이 스태프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나도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문화재를 훼손해도 되느냐고 거들었다”며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허가를 받았다’며 적반하장으로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2일 공식입장을 내고 “연말 안동 병산서원에서 사전 촬영 허가를 받고 소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에 어떻게 못질을 할 수 있느냐’는 항의를 받았다”며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KBS는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 병산서원 관계자와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과 추가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산서원#유네스코#세계유산#드라마#촬영#못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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