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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계단 하나가 10층 같았다”…분당 야탑동 화재 대피자 증언
뉴시스(신문)
업데이트
2025-01-03 21:48
2025년 1월 3일 21시 48분
입력
2025-01-03 21:47
2025년 1월 3일 2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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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여만 완진
310명 구조·대피, 28명 연기 흡입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한 복합건축물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01.03 뉴시스
“눈앞이 시커매서 뭐 아무것도 안 보이고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내려왔어요.”
3일 큰 불이 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상가 건물에서 대피한 신모(61)씨는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백내장 검사를 받기 위해 4층 안과 병원을 찾았다가 큰 불이 났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급하게 건물 복도로 뛰쳐나왔다.
이미 근처 엘리베이터는 연기가 가득 찬 상황이라 당황했지만, 병원 안에 있던 사람들은 간호사와 의사의 지시에 따라 근처 계단으로 차분히 발걸음을 옮겨 1층으로 내려갔다.
신씨는 “계단 하나 내려오는 데 10층을 내려오는 느낌이었다”며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막 안내를 해주고, 물휴지도 준 덕분에 연기를 좀 막을 수 있었다. 내려와 보니 어떤 사람은 얼굴까지 시커멓게 더러워졌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화재 당시 치과 병원을 찾았던 허모(29)씨는 반대로 옥상으로 대피해 목숨을 구했다.
허씨는 “건물 들어갈 때 흰 연기가 살짝 있었는데 차량 매연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며 “갑자기 병원 밖에서 불이 났다는 소리에 뛰어나오니 연기가 자욱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연기만 계속 나고 몇 층에서 불이 난 건지도 모르고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며 “무슨 생각으로 올라갔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같은 층에 있던 여성분이 비상구로 올라가야 한다고 외쳐주셔서 다들 일사불란하게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허씨는 “다들 불안해하기는 했지만, 소방관을 보고 나서 많이 안심됐다”며 “6시쯤 소방관 뒤를 따라 입을 막고 한 줄로 서서 내려왔다. 현재는 기침하는 것 말고는 괜찮다”고 전했다.
불은 모두 꺼졌으나 폭격을 맞은 듯 외벽이 그을리고 유리창이 잔뜩 깨져 있는 건물 옆을 지나가는 시민들도 놀란 가슴을 거듭 쓸 어내렸다.
불이 난 건물에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서 근무한다는 김모(31)씨는 불탄 건물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불이 크게 났는데 크게 다친 사람이 적어 다행이다”며 “건물을 볼 때마다 계속 불이 난 것이 기억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화재는 오후 4시37분께 성남시 야탑동 상가 건물에서 발생했다. 불은 오후 6시1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건물에 있던 26명이 연기를 흡입했다. 나머지 240명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으며 70명은 대피했다.
불이 난 건물은 지하 5~지상 8층 규모에 음식점과 운동시설, 의원, 판매시설 등이 밀집한 곳으로 파악됐다.
불은 건물 1층 음식점 주방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등은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성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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