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여객기 참사 관련자에 ‘중대시민재해’ 적용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4일 03시 00분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토부-공항-공사 관계자 등 수사
조롱-악성글 등 70건 내사 착수
희생자 11명 발인 잇따라 엄수

경찰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 수사와 관련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압수수색을 마쳤다. 경찰은 콘크리트 둔덕 등을 살펴본 뒤 관련자들에게 혐의점이 발견되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일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전날에 시작한 무안공항 사무실, 관제탑 등 압수수색을 26시간 만에 마쳤다. 경찰은 사고 여객기의 이동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활주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사고기 운행·정비 이력, 공항 시설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료를 분석한 뒤 관련자들에게 중대시민재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대시민재해란 시민들이 사용하는 공공시설이나 대중교통 등에서 사고가 발생해 1명 이상이 숨지거나, 부상 및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할 경우를 말한다. 관련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관계자들이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 항공 사고에 중대재해법이 적용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경기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와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현재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경찰은 참사 사망자나 유족을 조롱, 비난하는 악성 게시글,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유튜브 영상 등 70건에 대해 내사도 착수했다. 경찰은 게시글 6건에 대해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이 중 3건은 집행했다. 앞서 온라인에는 “놀러 갔던 사람들 왜 추모하느냐”, “기장이 영웅놀이 하다 사고가 났다” 등의 악성 게시글이 퍼졌다.

일부 사망자의 발인도 이어졌다. 사망자 179명 중 4명이 2일 장례 절차를 마치고 처음 발인한 데 이어 3일에도 7명이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8시경 광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열린 A 씨의 발인식에는 유족과 지인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운구 차량에 고인의 관이 들어가자 차량 트렁크를 쓰다듬으며 오열했다. 같은 날 오후 광주의 다른 장례식장에서도 희생자 B 씨의 발인이 치러졌다. B 씨의 아들은 수도권 의대에 재학 중으로, 최근 공항 유족 텐트에서 의사 국시를 공부했다는 이유로 의사 및 의대생 커뮤니티에서 악성 조롱글이 올라오며 곤욕을 치렀다.

#경찰#여객기 참사#관련자#중대시민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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