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수처, 너무 일찍 포기… 더 버텼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4일 03시 00분


[尹 체포 불발]
공수처 “경호처 영장 협조 명령
최상목 대행에 강력 요구할 것”

체포영장 집행 못하고 철수
3일 오후 1시 30분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중지하고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철수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체포영장 집행 못하고 철수 3일 오후 1시 30분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중지하고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철수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서 약 5시간 반 만에 물러선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너무 일찍 포기한 것이 아니냐”란 지적이 나왔다. 공수처와 함께 체포에 나섰던 경찰 내부에서도 “조금 더 버텼어야 했다”는 안타까움이 흘러나왔다.

3일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조’ 80명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1, 2차 저지선을 넘어서자 두 기관 내부에선 체포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 관저를 눈앞에 둔 3차 저지선에는 이대환 공수처 수사3부장 등 검사 3명만 도착했고, 대통령경호처의 스크럼에 막혀 집행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영장 집행 경험이 많은 경찰 내부에선 “3차 저지선에서도 최대한 시간을 벌고 지원이 올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며 “수사 경험이 부족한 공수처가 너무 쉽게 포기한 것 같아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종준 경호처장의 체포를 두고도 공수처와 경찰의 입장이 엇갈렸다. 경찰은 이날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박 처장 등 경호처 고위 간부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려 했지만, 공수처가 무력 충돌 등을 우려해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당시 대치 상황, 현장 인원 등을 감안해 종합적 판단으로 내린 조치”라고 말했다.

경찰에선 2700명에 이르는 대규모 경력까지 동원하고도 실패한 만큼 추가 집행 성공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읽힌다. 공수처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경호처로 하여금 체포영장의 집행에 응하도록 명령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2021년 1월 출범 이후 1명도 구속시키거나 유죄 판결을 받아내지 못하는 등 수사력이 여전히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어졌다. 공수처는 이른바 ‘고발 사주’ 사건으로 직접 기소한 손준성 검사장에 대해 유일하게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냈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경찰#공수처#체포영장 집행#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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