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문 부숴서라도 끄집어내 오래” 녹취 확보… ‘지워라: 통화기록’ 메모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4일 03시 00분


檢, 특전사 지휘관들 통화 공개
박안수 계엄사령관 등 구속 기소

검찰이 3일 공개한 특전사령부 지휘관 메모. ‘유리창이라도 깨고 들어가라!’ 등의 사령관 지시가 적혀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제공
검찰이 3일 공개한 특전사령부 지휘관 메모. ‘유리창이라도 깨고 들어가라!’ 등의 사령관 지시가 적혀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제공
검찰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을 3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계엄 당일 특전사 현장 지휘관들이 “대통령님이 문을 부숴서라도 끄집어내 오래”, “유리창이라도 깨”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록을 확보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관련 물증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박 참모총장과 곽 사령관을 위법한 포고령을 근거로 국회 봉쇄를 지시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재판에 넘기면서 당시 특전사 현장 지휘관들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A 지휘관은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 표결을 앞둔 4일 0시 30분경부터 “담 넘어서 국회 본관으로 들어가. 본관으로 들어가서 의원들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또 “얘들이 문 걸어 잠그고 의결하려고 하고 있대. 문짝 부숴서라도 다 끄집어내”, “유리창이라도 깨”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어 국회 진입이 막힌 오전 1시경엔 B 지휘관이 “후문으로 문은 부수고 들어왔는데, 두 번째 문을 돌파 못 하고, (내부에서) 소화기하고 소화전으로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A 지휘관은 “대통령님이 문을 부숴서라도 끄집어내 오래”, “전기를 끊을 수 없냐” 등 다급함을 드러냈다.

검찰이 공개한 한 특전사 간부의 휴대전화 메모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구속 기소) 등이 국회 표결을 막으려고 재촉한 정황이 담겼다. 메모에는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 대통령, 장관으로부터 수시 보안폰 전화, 조기 투입을 계속 독촉”, “표결하면 안 되는데 추가 병력 투입해라” 등이 적혀 있었다. 또 “계엄 해제 발표 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사령관에게 보안폰으로 전화 옴. ‘몰랐다. 당일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하자)’”, “지워라: 통화기록, 문자”라는 내용도 있다. 검찰은 당시 여 사령관과 곽 사령관의 통화를 옆에서 건너 들은 간부가 이 같은 내용을 받아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녹취 확보#통화기록#메모#특전사 지휘관#통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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