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 복원현장 불, ‘5·18 항전지’ 소실될 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6일 03시 00분


산소 작업중 화재, 20분만에 진화

4일 오전 8시 41분경 광주 동구 광산동 아시아문화전당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광주=뉴스1
4일 오전 8시 41분경 광주 동구 광산동 아시아문화전당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광주=뉴스1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5·18 사적지가 소실될 뻔했다. 불은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4일 오전 8시 41분경 광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경찰국 본관 3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철골 구조물의 산소 절단 작업을 하다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공사장에 있던 작업자들은 불이 확산하기 전 대피해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천장부 단열재가 타고 건물 내부가 그을리는 등 소방서 추산 331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경찰국 본관 3층에 대한 복원 공사를 중단하고, 외부 업체를 통해 안전 진단을 추진한 뒤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불이 난 옛 전남도청 경찰국은 5·18 당시 시민군이 최후의 항쟁을 벌여 14명이 사망한 역사적 공간이다. 특히 본관 3층 중앙 계단실은 고등학생 시민군인 문재학·안종필 군이 숨진 채 발견된 곳으로, 문재학 열사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동호’의 실제 인물이다.

옛 전남도청 건물 6개 동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리모델링 과정에서 원형 훼손 논란에 휩싸였고 지역사회 의견대로 지난해부터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다. 5·18유족회 등 오월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5·18의 마지막 항쟁지이자 오월 정신이 깃든 역사적 성지에서 불이 난 것은 유감스럽다”며 “이 사고를 계기로 원형이 손상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 현장#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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