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비행 트라우마 전문가 브리커 교수
“올바르고 분명한 책임 소재 규명과
분노-고통 대처할 치료 제공해야”
“한국 정부와 항공사가 유족들의 심리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조치는 신속하고 수준 높은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비행 트라우마 전문가인 조너선 브리커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사진)는 4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수백 명에 달하는 유가족들의 슬픔과 한국 사회의 충격을 달랠 방안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브리커 교수는 25년 이상 비행 관련 트라우마를 연구해 온 심리학자다.
그는 “신속 정확한 조사와 이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명확한 설명, 나아가 올바르고 분명하게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것도 유족들의 트라우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리커 교수는 또 “많은 유족이 (이번 사고에 대한) 분노를 경험, 표현하고 있고, 이들은 이런 감정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자격을 갖춘 정신건강 전문가의 소개와 평가, 치료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에게 주변에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각자의 고통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가족과 함께 이야기하라”고 권했다. 이어 “대부분의 경우 몇 달 안에 트라우마가 사라지겠지만 어려움이 계속된다고 느낄 땐 반드시 전문가를 통해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비행기의 불시착과 폭발 장면이 담긴 영상이 지속적으로 반복 재생됐다는 점도 우려했다. 브리커 교수는 “극적이고 선명한 장면들은 우리의 상상을 사로잡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것들이 불안 장애의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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