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홍역 환자가 49명 발생하며 2019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해외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홍역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으며 지난달 국내에서도 동남아 지역을 다녀온 여행객 2명이 홍역에 확진됐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총 49명 홍역 환자가 발생했는데 모두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였다. 특히 이 중에는 부모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온 1세 미만 영아 환자도 있었다. 영아의 경우 면역체계가 취약한 상태에서 홍역에 걸리면 폐렴, 중이염,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홍역 환자는 2019년 194명이 발생한 뒤 2020년 6명, 2021~2022년 0명, 2023년 8명에 이어 지난해 49명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는 지난해 약 31만명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유럽(10만4849명), 중동(8만8748명) 순으로 많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동남아시아(3만2838명)와 서태평양 지역(9207명)에서도 홍역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1~11월 서태평양 국가 홍역 환자 수를 보면 필리핀이 368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말레이시아(3574명), 중국(939명), 베트남(852명), 한국(47명), 호주(44명), 일본(38명), 몽골(12명), 싱가포르(10명), 캄보디아(4명) 등의 순이었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으로 감염 시 발열, 발진, 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이 나타나며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하지만 백신접종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만큼 생후 12~15개월 및 4~6세 총 2회에 걸쳐 반드시 홍역 백신(MMR)을 접종해야 한다. 1차 접종 시 93%, 2차 접종 시 97% 예방이 가능하다.
또 여행 후 입국 시 발열, 발진 등 증상이 있다면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거주지 도착 이후 증상이 나타날 경우 마스크 착용, 대중교통 및 다중 시설 방문 자제 등 주변 접촉을 최소화하고 의료기관을 먼저 방문해 의료진에게 해외여행을 했다고 알려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내에서 발생한 해외 유입 홍역 환자의 경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접종력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홍역 예방을 위해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가오는 설 연휴와 겨울방학 동안 해외여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행 전 홍역 백신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출국 4~6주 전 2회 접종을 완료해 달라”고 권고했다.
그는 “미접종자나 1세 미만 영유아 등은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국가로의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방문이 불가피한 경우 영유아는 홍역 가속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며 “의료기관에서도 발열, 발진 등 환자 방문 시 홍역 유행 국가로의 해외 여행력이 있는 경우 홍역을 의심하고 검사와 관할 보건소 신고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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