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청평면행복센터에 500만 원 전달
2016년부터 16차례 8100여 만 원 기부
“어려운 분들을 위해 잘 쓰이길 바랍니다.”
이달 3일, 경기 가평군 청평면 행정복지센터에 중년의 한 남성이 찾아와 직원에게 이같이 말하고는 편지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봉투 안에는 ‘작은 물질이지만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 싶습니다’라고 적힌 메모지 한 장과 100만 원권 수표 5장이 들어있었다.
면사무소 직원이 이름을 몇 차례나 정중히 물었지만, 이 남성은 “나는 전달만 할 뿐”이라는 말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차 한잔하자는 제안도 마다했다고 한다.
사실 이 남성은 올해로 9년째 똑같은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름이 뭔지’ ‘사는 곳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고, 해마다 비슷한 메모에, 100만~1000만 원을 기부하고 자리를 떴다.
이 남성의 선행은 2016년부터 해마다 1, 2차례 청평면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했다. 이번까지 16차례에 기부했고 금액만 8117만 원 정도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이 남성을 두고 사업가, 자영업자, 땅 부자 등 다양한 소문이 떠돌았다. 청평면사무소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은 짐작하는 사람이 있지만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굳이 알리지 않는다고 한다.
조두영 청평면장은 “어려운 시기에 본인의 선행을 드러내지 않고 익명으로 기부해 주신 기부자에게 깊이 감동했다”라며 “기부금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청평면 내 저소득 취약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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