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복원 추진
1968년 번식 이후 소수만 남아… 작년 12월 일본서 6마리 도입
첫 번식까지 장기간 소요될 듯
“하천 생태계 균형 회복 기대”
국내에서 사라진 천연기념물 ‘먹황새’ 복원이 추진된다.
7일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등에 따르면 1968년 번식을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먹황새 복원 사업이 올해부터 시작됐다. 이를 위해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팀은 지난해 12월 10일 멸종위기 먹황새 6마리를 일본에서 도입하고 같은 달 18일 ‘먹황새 복원협의체’를 발족했다. 협의체에는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국가유산청, 대구지방환경청, 경북도, 안동시,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사)조류생태환경연구소, ㈜KT&G 등이 참여했다.
일본 먹황새 도입은 2020년 2월 체결된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의 황새 알과 일본 다마동물공원의 먹황새 맞교환 협약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문성채 연구원은 “당시 협약을 토대로 먹황새 도입을 진행했는데 과거 사례가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후 국립생태원과 KT&G ESG 경영 멸종위기종 보전·복원 협력 사업 덕분에 성사됐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첫 번식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윤종민 조류팀장은 “과거 교원대 황새복원센터에서 황새를 복원할 때도 10년 이상 황새를 100마리 넘게 들여오는 과정을 거쳐 황새 복원에 성공했다”며 “먹황새 복원도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새 박사’로 유명했던 고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의 아들이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며 황새 복원에 힘을 쏟았다. 윤 팀장은 “황새 복원은 일본이 우리보다 앞섰지만, 먹황새 증식과 복원을 시도하는 나라가 없어 ‘블루오션’의 영역”이라며 “이번 먹황새 복원은 새로운 복원 증식 기술을 개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팀장에 따르면 먹황새는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에 분포하는 황새와 달리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 분포한다. 철새 습성이 강하고, 하천과 산림 생태계에 특화됐다. 황새는 우리나라 서쪽에 잘 맞는 새이고, 먹황새는 동쪽인 경북 쪽에 잘 맞는다는 게 윤 팀장의 설명이다.
실제 먹황새는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서 400년 이상 번식하다 1968년 번식을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금은 소수 개체만 남하해 겨울을 나고 있다. 먹황새는 일부일처제로 4, 5월이 번식기다. 앞이 트인 바위 절벽이나 숲속 큰 나뭇가지 사이에 지름 약 66cm 정도의 둥지를 짓는다. 한 배에 평균 3, 4개의 알을 낳아 암수가 함께 품고 기른다.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며 어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의 균형을 맞추는 생태적 조절자 역할을 해왔다.
황새생태연구원 문 연구원은 “먹황새 복원 연구는 하천 생태계 균형 회복에 기여하고 멸종위기종과 지역 주민의 공존을 통해 지역 브랜드화 및 이미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도입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고려해 번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행동생태학적 특성을 규명해 먹황새 증식 개체군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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