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수 전 교육감 ‘당선 무효’에
4월 2일 재선 확정… 설명회 개최
박종필, 전영근, 차정인 후보 등록
김석준 전 교육감도 출마 나서
“어떤 서류든 사실대로 적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 전윤정 선관위 선거담당관이 단상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전 담당관은 “보통 사람의 상식보다 공직선거법은 매우 엄격하다”며 “졸업한 옛 학교의 명칭을 현재 이름으로 바꿔 기재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는 하윤수 전 부산시교육감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란 뜻에서 당부한 사안이다. 하 전 교육감은 선거 공보의 학력을 졸업 때가 아닌 최근 변경된 교명으로 적어 허위 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교육감 직위를 상실했다.
교육감을 다시 선출하는 선거가 올 4월 2일 잠정 결정된 가운데 선거에 나설 후보자에게 주요 일정과 금지 행위 등을 안내하는 ‘예비후보자 선거 사무설명회’가 이날 열렸다. 출마를 선언했거나 검토 중인 8명의 후보 측 관계자 24명이 참석했다.
부산시선관위가 이 같은 설명회를 개최하고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면서 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7일 선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박종필 부산교대 총동창회장과 전영근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교대를 졸업한 뒤 1985년부터 교사로 재직했던 박 회장은 부산시교육청 장학사와 금정초 교장,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부산교총) 회장 등을 거쳤다. 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박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선돼 기초학력 신장을 위한 평가 시스템 등을 구축한 하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계속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박 회장은 2022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중도·보수성향 교육감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하 전 교육감과 최종 2인에 선정됐다. 단일화 경쟁에는 5명이 참여했다.
전 전 교육국장은 교육정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초중고교에서 시행할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교육국장의 임기는 통상 1, 2년인데, 전 전 국장은 2017년부터 4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전 전 국장은 “보수와 진보 등 특정 정치 성향을 띠는 분은 교육감 자리에 올라선 안 된다. 이념 갈등으로 교육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38년 동안 학교 현장과 교육청을 오가며 많은 경험을 했기에 부산 교육을 잘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은 6일 오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중도 진보 후보로 분류되는 차 전 총장은 “부산 교육을 살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며 “학력 신장과 전인교육 모두를 달성할 수 있는 실용적 개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2020년 5월부터 4년 동안 부산대를 이끈 차 전 총장은 부산교대와 학교 통합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 회장을 맡으며 지방대육성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등에 앞장선 점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2014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8년 동안 부산시교육감을 지냈던 김석준 전 교육감도 다시 출마에 나선다. 초중고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과 온·오프라인 혼합 교육 시스템인 ‘블렌디드 러닝’을 부산 학교에 구축한 것이 대표 성과다. 김 전 교육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하 전 교육감에게 1.65%포인트 차로 밀려 낙선했다. 이 외에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을 지낸 변용권 금정여고 교장, 박수종 부산시교육청 창의환경교육지원단장 등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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