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살이 넘어서 처음 일을 시작했는데 요즘 정말 하루하루가 재미있어요. 일할 때 오는 그 뿌듯함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6일 서울 은평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미희 씨(65)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2021년 무렵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 우연히 방문하게 된 윤 씨는 2023년 10월부터 맥도날드 시니어 크루로 근무하고 있다. 윤 씨는 “평생 주부로 살아오다 원래 살던 곳에서 이사하고 자녀들도 취업을 다 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우울감에 잠식돼 있었다”며 “(서부캠퍼스에서) 상담을 받고 나오는데 축 처져 있는 내 손을 잡아준다는 느낌을 받았고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그 길이 보이는 듯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초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40대 중년부터 60대 이상 시니어까지 아우르는 연령대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통해 중장년층의 경제적인 안정을 유지하고 사회적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어린 동료들 사이서 활기 느껴”
재단은 중장년의 새로운 시작을 돕기 위해 경력설계, 직업훈련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윤 씨는 이곳의 일자리 상담을 통해 사회공헌 일자리인 ‘어르신 급식 지원단’으로 첫 사회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여태까지 식구들이 ‘반찬 맛있다. 잘한다’ 이런 말을 해줘도 식구들이 그냥 해주는 말로 들렸는데, 일하러 나간 복지관에서 ‘일머리가 있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하루에 3시간 정도 일을 했는데 주말 제외하고 매일 나갔다. 아픈 날에는 출근하는 버스 맨 뒷자리에 누워 갈지언정 꼭 출근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불현듯 새로운 도전이 찾아왔다. 서부캠퍼스 측에서 맥도날드 시니어 크루 일자리 모집 공고가 났다며 연락을 해온 것이었다. 윤 씨는 재단이 연중 상시로 운영하는 중장년 채용설명회와 더불어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 등의 도움을 받았고, 취업에 성공했다. 윤 씨는 “자녀들보다도 어린 동료들 사이에서 활기를 느끼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방문하시는 어르신들이 ‘이렇게 친절한 곳은 처음 본다’며 칭찬해주셨고 베스트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웃었다.
● 재단, 중장년 세대 일자리 지원 강화
이날 재단은 윤 씨의 사례처럼 더 많은 중장년 세대가 양질의 민간·공공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2025년 중장년 정책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4일 한국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중장년층과 60세 이상 시니어 등 연령대별로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우선 자치구와 협력해 연 5회의 권역별 채용 박람회를 운영한다. 기업의 채용설명회는 수시로 진행해 더 많은 중장년 세대가 양질의 일자리를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직업 전환을 위한 재교육도 강화한다. 인공지능(AI),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춰 유망 직종을 발굴하고 직업 전환을 위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3700여 명이었던 교육·훈련 대상자를 올해 1만6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2025 서울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 12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지난해보다 큰 규모의 행사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강명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는 “2025년은 대한민국이 본격적인 초고령화와 인구절벽 시대에 들어선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재단은 중장년이 더 많은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맞춤형 일자리 지원과 정책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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