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파워볼, 바카라 등 도박 사이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고령층을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총책 A(40대)씨와 자금모집책 B(50대·여)씨, C(70대·여)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부산시 소재 오피스텔 등에서 인터넷에 무지한 60세 이상 고령층을 위주로 파워볼 등 도박에 투자금을 위탁할 시 원금 보장 및 월 최소 100%~최대 400%의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49명으로부터 654차례에 걸쳐 총 57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파워볼은 1~28의 숫자가 적힌 공을 5분 간격으로 5개씩 뽑은 뒤 추첨이 된 공의 합산된 수가 홀수인지 짝수인지를 맞춰 수익을 취하는 도박 게임이다. 승리 시 구입 가격의 2배를 받을 수 있고, 패배하면 베팅한 금액 전부를 잃는다. 베팅 금액에는 제한이 없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파워볼, 바카라 등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직접 시연하며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것처럼 속인 뒤 계좌이체 방식으로 투자금을 전달받았고, 피해자들이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액의 3~5%를 소개비로 주는 방식으로 범행을 확대했다.
이때 사용된 도박 사이트는 동행복권에서 합법적으로 현출하는 화면의 형식을 모방한 사설 외국 불법 도박사이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직접 사이버 도박을 진행했으나 약속한 수준의 수익을 내지 못하자 후순위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제공해 돌려막기하는 등 폰지사기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피해자들 중 최고령은 1950년생이며 1인 최고 피해액은 1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고, 피해자 대부분은 불법도박이라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총책이자 파워볼 등 게임을 직접 진행하는 기술자로, B씨와 C씨는 자금모집책으로 역할을 분담했으며 이들은 유사수신업계에서 알게 된 관계로 친인척 등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이들은 도박사이트 제작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으나 불법 도박사이트 관계자와 접촉해 한 회차에 발표될 당첨 공의 정보를 1000만원을 주고 몇 차례 구매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투자금의 일부를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하는 등 피해자들의 돈을 전부 소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일정한 수입원이 없는 피해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하면 쉽게 속는다는 점에 착안해 이와 같은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권유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투자 정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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