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본인부담 최대 90%까지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9일 19시 18분


‘5세대 실손’ 도입… 경증환자 응급실 가면 본인부담 18%→81%

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5.01.09. 뉴시스
도수치료 등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 진료를 받을 경우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진료비 90%까지 높아진다. 정부는 무분별한 의료쇼핑을 막기 위해 진료량이 많은 비급여 진료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하고 가격을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앞으로 ‘5세대 실손보험’을 도입해 비중증 비급여 진료의 실손보험 본인 부담금도 대폭 올린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비급여 관리 개선방안과 실손보험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개선안에 따라 달라지는 의료 이용 방식을 질의응답으로 정리했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를 예전처럼 받을 수 있나.
“환자가 내야 하는 비용이 대폭 늘어난다. 회당 10만 원인 도수치료를 받는 경우 현행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3만 원(30%) 수준이다. 그러나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최대 9만 원(90%)을 부담해야 한다.”

―왜 이렇게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높아지나.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영양 주사 등 진료량이 많은 주요 비급여 항목은 앞으로 ‘관리 급여’로 지정돼 진료 금액과 방식 등을 정부에서 관리한다. 관리급여로 지정된 항목의 진료비는 건강보험에서 5~10%를 지원하고, 환자가 90~95%를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5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율과 건보 본인부담율이 연동돼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최종적으로 전체 진료비의 81~90%를 부담하게 된다. 다만 관리급여로 지정되지 않은 비급여는 2026년 6월까지 청구할 수 없다.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기존 약관에 따라 관리급여로 지정되지 않은 비급여도 청구할 수 있다.”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도 본인부담률이 올라가나.
“아니다.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관리급여는 급여로 간주된다. 이들의 최종 본인부담율은 18~19%로 전망된다. 앞으로 회당 10만 원인 도수치료를 받은 경우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최대 1만9000원을 부담하면 된다. 가입자에 따라 본인부담률이 기존보다 내려갈 수도 있는 셈이다.”

―백내장 수술과 다목적렌즈 삽입술을 함께 진행할 때 현재처럼 백내장 수술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되나.
“급여 진료와 비급여 진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병행 진료의 경우 현재는 급여 항목에 대해 건강보험 청구가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청구가 불가능해 진다. 앞으로 백내장 수술과 다목적렌즈 삽입술을 함께 진행한다면 두 수술 모두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응급실이나 외래 진료를 받았을 때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 있나.
“가능하지만 환자가 내야 하는 금액이 더 많아진다. 경증 질환으로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을 때 현재 본인부담률은 18%지만 5세대 실손보험에서는 81%를 내야 한다. 다만 암, 뇌혈관,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자에 대한 본인부담률은 현행과 동일하게 20%가 적용돼 중증·응급 질환에 대한 의료비 부담은 높아지지 않는다.”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있느냐”며 비급여 진료를 권하는 행위는 계속되나.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유무를 묻는 행위를 금지할 예정이다. 모든 비급여 진료 시 사전 설명 후 환자 동의서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할 계획이다.”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도 무조건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야 하나.
“후기 2세대부터 4세대 가입자는 약관 변경 조건이 있어 재계약 시 자동으로 변경이 된다. 약관변경 조건이 없는 1세대부터 초기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에 대해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계약 재매입, 법 개정을 통한 약관변경 조항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가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을 개편하는 이유는.
“현행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 체계는 ‘의료 쇼핑’ 환자 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비급여 진료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이른바 ‘피안성정(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특정 인기 진료과목에 의사들이 몰려 필수의료 과목의 붕괴가 가속화된다는 우려도 컸다. 정부는 비급여 시장의 무분별한 팽창, 필수의료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이번 개편안을 마련했다.”

#비급여#실손보험#의료개혁#의료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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