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평균기온 14.5도…열대야 15.9일, 평년의 2.9배
1973년 이래 처음으로 2월 강수량이 8월보다도 많아
해수면온도 최근 10년 평균(17.3도)보다 1.3도 높아
대구와 경상북도의 지난 2024년이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1973년 이래 가장 더운 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방기상청은 10일 지난해 기온과 강수량 등 특성에 대한 2024년 연 기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대구·경북 연평균기온은 14.5도로 평년(12.6도) 대비 1.9도 높았다. 종전 1위를 기록했던 2023년(13.7도)보다도 0.8도 높아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충된 1973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월 평균기온 역시 모두 평년보다 높았고, 4개 달(4·6·8·9월)에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여름철 고온이 이례적으로 9월까지 이어지며 9월 기온은 24.1도, 평년 대비 편차는 +4.0도로 열두 달 중 가장 큰 편차를 보였다.
열대야가 9월까지 이어지면서 연간 열대야 일수는 역대 가장 많은 15.9일로 평년(5.5일) 대비 약 2.9배에 달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온을 높인 주요 기후학적 요인으로는 높은 해수면온도, 티베트고기압, 북태평양고기압 등 고기압의 발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해역을 비롯한 북서태평양의 해수면온도가 연중 평년보다 높아 해상을 통해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공기의 온도를 증가시켰다.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은 우리나라 주변 따뜻한 해상에서 더욱 강화됐다.
북인도양에서도 해수면온도가 높았다. 이 해역에서 활발히 상승한 공기는 대류권 상부(고도 약 12㎞)에 티베트고기압을 발달시켰고,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하거나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을 유도했다.
지난해 연 강수량은 1121.0㎜로 평년(1038.4㎜~1275.0㎜)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시기별로 강수량 경향은 평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비가 적게 오는 시기인 2월 강수량은 평년(28.7㎜) 대비 283.7% 수준인 82.9㎜를 기록하며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인 8월 강수량은 평년(241.1㎜) 대비 26.8% 수준인 65.5㎜로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1973년 이래 처음으로 2월 강수량이 8월 강수량보다 많았다. 지난해 8월은 우리나라까지 확장한 티베트고기압(고도 약 12㎞ 상공)뿐 아니라 북태평양고기압(고도 약 5.5㎞ 상공)까지 우리나라 상공을 동시에 덮으면서 고기압권에서 비가 적게 내렸다. 2월에는 우리나라 동쪽에서 발달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다습한 남풍이 불며 비가 잦았다.
여름철 강수량은 504.4㎜로 평년(608.7㎜) 대비 82.9% 수준으로 적었지만, 여름철 강수량 중 82.3%(415.3㎜)가 장마철에 집중됐다.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장마철 동안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다량의 수증기와 절리저기압에 동반된 찬 공기가 정체전선 주변에서 충돌하며 대기 불안정이 강화됐고, 중규모 저기압까지 발달시키며 더욱 강한 비가 내렸다.
2024년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온도는 18.6도로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17.3도)보다 1.3도 높았다.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9월 해수면온도(27.4도)는 최근 10년 평균(24.2도)보다 3.2도 높아 다른 달에 비해 편차가 가장 컸다.
함동주 대구지방기상청장은 “2024년 대구·경북의 연평균기온은 역대 1위를 경신했고, 기록적인 열대야와 집중호우 등 다양한 형태의 이상기후로 국민이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었다”며 “기상청은 이러한 기후위기 시대에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우선으로 대응하고, 기후변화의 과학적 원인 분석과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