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1 41% 기초수리력 ‘보통이하’…“학년 오를수록 수포자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4일 17시 02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서울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0명 중 1명은 기초 수리력이 미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1은 41%가 ‘기초 수준 이하’의 수준을 보였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해력과 수리력 모두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 비율이 높아졌다. 중·고등학교 등 상급 학교로 진급할수록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은 14일 이같은 내용의 ‘2024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기초 소양을 진단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서울 초·중·고교 524개교의 초4, 초6, 중2, 고1 학생 총 9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문해력·수리력 진단 검사를 시행했다.

●학년 올라갈수록 ‘수포자’ 늘어

검사 결과 서울 초·중·고등학생들의 학생들의 문해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학력 미달’과 ‘우수’의 비율이 모두 높았다. 반면 수리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았다. 수준 평가를 1수준(기초학력 미달), 2수준(기초학력 수준), 3수준(보통 이상), 4수준(우수)으로 나눌 때 기초 수리력에 미달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초4가 4.12%, 초6이 5.59%, 중2가 12.42%, 고1이 13.68%였다.

반면 우수한 수리력을 갖춘 학생 비율(4수준 비율)은 초4는 43.80%, 초6은 45.92%, 중2는 43.30%, 고1은 34.19%로 나타나 초등학생 때까진 늘어나다가 중등, 고등을 거치며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1 학생의 경우 1,2수준(기초학력 미달·기초학력 수준)의 비율이 41.30%에 달했다. 학생 10명 중 4명의 기초 수리력이 ‘보통 이하’란 이야기다. 이 비율은 중2(32.53%), 초4(22.87%), 초6(19.9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리력은 각급 학교를 거치며 누적되는 학습 체계인데, 초등 고학년부터 어려운 개념들이 나오면서 상위 학교로 갈수록 점차 수학에 손을 놓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초4 문해력, 지난해보다 떨어져

다만 학생들의 문해력과 수리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검사 결과 학생들의 문해력의 평균 척도 점수는 초4는 1452점, 초6은 1560점, 중2는 1657점, 고1은 1736점이었다. 수리력 척도점수는 초4가 1433점, 초6은 1521점, 중2는 1592점, 고1은 1629점으로 나왔다. 척도 점수는 진단검사 원점수에 문항별 난이도와 변별력 요소를 반영해 산출한 점수다.

최근 ‘시발점(始發點)’을 비속어로 이해하거나, ‘심심한 사과’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등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논란이 이는 가운데 초4는 문해력 평균 척도점수가 전년(2023년)보다 12.75점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척도점수 기준으로는 다소 하락했지만 원점수로 환산하면 채 1문제 차이가 나지 않아 유의미한 하락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기초소양교육 강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2025 서울 학생 역량 신장 추진 계획’을 수립, 시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는 컴퓨터 기반 검사(CBT)로 전환해 700개교 12만 명의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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