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는 ‘양력 기준’이라 음력 설날에 바뀌지 않는다 [황규인의 잡학사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8일 13시 24분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 DALL·E 3가 그린 청룡과 청사.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 DALL·E 3가 그린 청룡과 청사.
정말입니다.

다만 띠가 양력 1월 1일 기준으로 바뀌는 게 아닐 뿐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음력 1월 1일에 띠가 바뀌는 것 역시 아닙니다.

사주명리학에 따르면 띠는 24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立春)에 바뀝니다.

그리고 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 기준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달이 차고 지는 걸 기준으로 날짜를 세면 음력, 지구가 태양 주위를 움직이는 걸 기준으로 하면 양력이라고 합니다.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 DALL·E 3가 그린 해님과 달님.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 DALL·E 3가 그린 해님과 달님.
달을 기준으로 삼아도 날짜를 세는 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게 2033년 추석 날짜가 양력으로 언제인지 미정입니다.)

대신 계절 변화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계절은 달이 아니라 태양이 결정하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계절을 제대로 못 맞추면 농사짓는 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절기입니다.

절기도. 기상청 홈페이지
절기도. 기상청 홈페이지
태양이 황도(黃道·지구에서 보기에 태양이 한 해 동안 지나가는 길)를 15도 움직일 때마다 절기를 하나씩 넣은 것.

그런 이유로 절기는 기본적으로 양력 기준입니다.

입춘은 양력 2월 3~5일 사이에 들어오는데 올해는 2월 3일입니다.

따라서 올해 2월 2일에 태어나는 아이는 뱀띠가 아니라 용띠가 됩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절입시간(節入時間·황도 위에 구분해 놓은 정확한 위치에 태양이 드는 시간)까지 따져야 합니다.

올해 입춘 절입시간은 오후 11시 10분입니다.

그래서 2월 3일 오후 11시 9분에 태어나는 아이도 용띠가 됩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을 영어로 바꾸면 ‘Happy New Year’. 일러스트레이터 거북손이 제공
‘입춘대길(立春大吉)’을 영어로 바꾸면 ‘Happy New Year’. 일러스트레이터 거북손이 제공
이렇게 입춘을 기준으로 간지(干支)가 바뀐다고 보는 게 사주명리학 ‘정설’입니다.

단, 어느 학문에나 소수파가 있게 마련이고 동지(冬至)에 해가 바뀐다고 풀이하는 역술가도 있습니다.

동지는 1년 중 밤의 길이가 제일 긴 날입니다.

이날 이후로는 낮의 길이가 점점 더 길어지니까 이날을 기준으로 간지가 바뀐다고 보는 겁니다.

동지 역시 24절기 중 하나로 당연히 양력 기준입니다.

십이지와 띠. 위키피디아 공용
십이지와 띠. 위키피디아 공용
아, 위에 나온 간지는 천간(天干) 10개와 지지(地支) 12개를 조합해 부르는 말입니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任) 계(癸)가 천간 또는 십간이고,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가 지지 또는 십이지입니다.

다들 잘 아시는 것처럼 십이지에 따라 쥐 - 소 - 호랑이 - 토끼 - 용 - 뱀 - 말 - 양 - 원숭이 - 닭 - 개 - 돼지 순서로 띠를 결정합니다.

그렇다고 십간이 띠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이 십간은 음(陰)과 양(陽) 그리고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다섯 행성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고대 중국인들은 이 조합이 특정한 방향과 색깔을 상징한다고 믿었습니다.

남쪽을 보고 서면 좌청룡, 우백호.
남쪽을 보고 서면 좌청룡, 우백호.
이번 설날은 을사년(乙巳年) 첫날이고 따라서 올해를 상징하는 색깔은 청색이 됩니다.

을사년을 ‘푸른 뱀의 해’라고 부르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잠깐.

간지가 입춘에 바뀐다면 설날 그러니까 음력 1월 1일이 을사년 첫날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이 적지 않을 터.

그런데 입춘에 간지가 바뀐다고 보는 건 어디까지나 명리학적 관점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점을 칠 때나 그렇게 간주한다는 뜻입니다.

예전에는 나이를 알고 싶을 때도 띠를 묻는 일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점칠 때 말고 띠를 쓸 일이 잘 없지 않나요?
#띠#사주명리학#입춘#절기#음력#양력#을사년#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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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5-01-28 23:57:11

    궁금했던 내용이였는데 재미있게 잘읽었네요.

  • 2025-01-28 17:38:09

    시대적으로 매우 뒤떨어진 내용의 기사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뭔 실익이 있는데? 공식적으론 양력기준이다. 나이든 머든 요즘 보면, 씨작데기 없는 이런 기자처럼. 황룡이니 청룡이니, 청사니 백사니... 우습기 짝없는 ***에 목숨거는 인간들 많더만, 모두 잉여인간들이다. 비싼 밥 쳐 묵고 할일없음, 한남동에나 가라~~윤석열이를 타도하던 옹호하던....

  • 2025-01-29 00:24:36

    띠가 양력기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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