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보다 2배 비싸”…중국 수요 급증에 ‘이것’ 밀수 기승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2월 1일 18시 13분


ⓒ뉴시스
“금보다 두 배 비싼 소 담석, 전 세계 밀수 열풍을 몰고 오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최근 중남미 지역에서 소 담석 강도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남부 바레토스 지역에서는 무장 갱단이 농가에 침입해 소를 무단으로 도축하고 담석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우루과이에서는 300만달러(약 43억7490만원) 규모의 소 담석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홍콩으로 밀수하려던 일당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또 호주 퀸즐랜드주의 도축장 노동자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소 담석을 고무장화에 숨겨 훔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담석은 소, 산양, 영양 등 반추류 동물의 담날 속 질환으로 생기는 물질이다. 소의 담석은 약 100마리 중 한 마리씩 자연 생성된다.

원래 남미 지역에서 소의 담석은 모두 버려졌지만, 최근 중국 브로커들이 소 담석을 수집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소 담석은 대부분 홍콩을 통해 중국으로 수입되고 있다.

소 담석은 ‘우황청심환’의 재료로 쓰인다. 특히 중화권에서 뇌졸중, 고혈압, 비만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된다.

WSJ은 최근 중국에서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환자가 늘어나면서 소 담석의 가치가 더욱 올라갔다고 봤다. 중국에서는 매년 10만명당 178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는데, 이는 미국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소 담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 소고기 생산지인 텍사스, 호주, 브라질 사바나 지역에서 담석 사냥 열풍이 불고 있다.

홍콩은 2019년 7550만달러(약 1101억원) 어치의 소 담석을 수입했지만, 2023년에는 2억1840만달러(약 3185억원)로 세 배 이상 늘었다.

브라질은 2023년 홍콩에 담석을 가장 많이 공급했으며 전체 수출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호주,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미국, 파라과이가 그 뒤를 이었다.

현재 남미 일대에서 소 담석은 온스(약 28g)당 최대 5800달러(약 84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미의 농장주들이 인위적으로 소에게 사탕수수를 사료로 먹여 소가 담석증에 걸리게 하는 꼼수를 쓰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야생동물 밀매가 증가한 데 중국 전통 의학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WSJ에 따르면 각국 정부는 코뿔소 뿔부터 천산갑 비늘, 호랑이 성기에 이르기까지 희귀동물의 특정 부위 거래를 단속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소 담석을 채취하는 건 환경 보호론자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소 담석이 멸종 위기 종의 특정 부위와 함께 거래되는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그 예로 뇌졸중 치료에 사용되는 알약은 소 담석과 코뿔소 뿔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런던에 본부를 둔 환경 조사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한의학 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멸종 위기 야생동물에 대한 압박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최근 수십 년간 한의학 업계의 야생동물 착취를 추적해 왔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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