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발화 원인 밝혀낼 증거 남아있을까…3일 현장감식

화재로 항공기 상부 소실…“증거 보존 걱정”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앞두고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2025.01.31.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BX391편) 여객기 화재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합동조사팀이 내일(3일) 합동감식에 들어간다.

다만 해당 항공기 상부가 소실된 상태에서 화재 원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사고조사당국(BEA),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과학수사대, 소방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은 오는 3일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에 대한 합동감식을 실시한다.

이번 감식은 해당 항공기 기내 후미 수화물 선반(오버헤드 빈)에서 “타닥타닥하는 소리가 났다”는 탑승자 진술에 따라 화재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집중 조사가 실시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화재에 보조배터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합동조사팀은 항공기 칵핏(조종석)부터 항공기 전체에 대한 사고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현장감식에서 국과수는 항공기 화재의 발화 원인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국토부 사조위와 프랑스 BEA는 항공기 전체에 대한 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고 여객기 기종은 에어버스 A321-200으로 제조국인 프랑스 사고조사당국과 공동조사를 실시한다.

그런데 해당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상부 대부분을 태운 상황에서 발화 원인을 밝혀낼 증거들이 보존돼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사조위 관계자는 “(항공기)발화 지점의 증거들이 보존돼 있는지가 걱정이다”라면서 “합동감식에 앞서 안전에 필요한 항공유 디퓨어링(연료제거) 유무와 항공기 하부 안쪽까지 손상은 없었는지 등의 현장 위험관리평가를 완료했고 디퓨어링 없이 합동감식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사고 항공기 날개에는 3만5900lbs(파운드)의 연료와 승객용 비상산소용기 등 위험물 등이 실려 있다. 이에 따라 합동조사팀은 현장조사 중 폭발로 인한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비상산소용 분리조치 등의 안전조치까지 실시했다.

일각에서는 항공기 화재원인이 보조배터리일 것이라고 예단을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감식 결과에 따라 제3의 발화물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소대섭 한서대 항공정책센터장은 “현장감식을 시작하기 전부터 보조배터리가 원인이라는 추측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또 다른 가연성 물질도 원인이 될 수 있어 합동감식을 통해 국과수가 발화 원인을 밝혀낼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앞서 에어부산 BX391편은 지난 28일 오후 부산에서 홍콩으로 출발하려던 중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항공기 내부 뒤편에서 불이 나기 시작해 동체 상부를 태웠다. 당시 탑승했던 170명 승객(탑승 정비사 1명 포함)과 6명의 승무원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7명이 경상을 입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