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37만명 원치 않게 짐쌌다… 퇴직자 10명중 4명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3일 03시 00분


휴업-폐업-정리해고 등으로 실직
내수부진에 4년만에 증가세로
단시간-초단시간 취업 역대 최대

지난해 일을 그만둔 10명 중 4명은 폐업이나 정리해고 등 탓에 어쩔 수 없이 일터에서 짐을 싼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단시간 취업자는 처음으로 250만 명을 넘어서고,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초단시간 근로자 역시 급증하는 등 일자리 질도 뒷걸음질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자발적 퇴직자는 1년 전보다 10만 명 넘게(8.4%) 늘어난 137만295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퇴직자의 42.9%에 달하는 규모로, 정년퇴직 등으로 일을 관둔 경우와 비교해도 8.3배에 달했다. 비자발적 퇴직자란 휴·폐업, 정리해고, 사업 부진 등으로 원치 않게 일을 그만둔 뒤 쭉 실직 상태인 사람을 뜻한다.

원치 않게 일을 그만둔 퇴직자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년 전보다 47만 명 넘게(35.9%) 급증하며 180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엔데믹(풍토병화) 영향에 매년 줄어 2023년에는 126만6192명까지 내려왔다.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가던 비자발적 실직자 수가 작년 다시 증가한 건 누적된 고물가에 가계가 지갑을 열지 않는 등 내수가 가라앉으며 관련 업종에서 고용이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월평균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만1000명 줄었고 제조업 고용 역시 소폭(―6000명) 꺾였다. 건설경기 한파에 건설업 취업자 수 또한 1년 새 4만9000명 줄어 통계 작성 이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특히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영향이 있었던 12월에는 전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만2000명 뒷걸음질했다.

고용의 질도 악화했다. 일주일에 1∼17시간 일한 단시간 취업자는 2023년 226만8000명에서 지난해 250만 명으로 23만2000명 증가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 중 주휴수당과 각종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취업자는 1년 전(160만 명)보다 14만2000명 늘어난 174만2000명이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반면 통상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주 53시간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 27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7000명(10.7%) 줄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재기하기 어려워진다”며 “기술 관련 교육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고 서비스가 아닌 기술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자발적 퇴직자#실직#단시간 취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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