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화재 진압, ‘무인파괴방수차’가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3일 03시 00분


기체 외부 부순후 상공에서 물 쏴
김해공항 담당 소방서 작년 도입

지난달 28일 부산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현장에서 무인파괴방수차(사진 오른쪽)가 크레인을 펼치고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 크레인 끝에 달린 것이 파괴기와 노즐이다. 부산=뉴스1
지난달 28일 부산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현장에서 무인파괴방수차(사진 오른쪽)가 크레인을 펼치고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 크레인 끝에 달린 것이 파괴기와 노즐이다. 부산=뉴스1
부산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에서 특수 소방 진압 장비 ‘무인파괴방수차’가 신속히 화재를 진압하면서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15분경 김해공항에서 이륙 준비 중이던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발생한 화재는 1시간 16분 만에 진압됐다. 당시 불이 난 항공기 날개 쪽에는 16t의 항공유가 실려 있었고, 공항에는 초속 7m의 바람이 불어 자칫 대형 폭발이 발생할 수 있었다.

초기 진압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해 도입된 무인파괴방수차 덕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체 외부는 단단한 금속 재질이라 지상에서 소방 호스로 물을 쏘더라도 발화 지점인 내부까지 소방 용수가 도달하기 어렵다. 무인파괴방수차는 지상 20m 높이 크레인에 쇠뭉치 형태의 파괴기와 노즐이 달린 차량이다. 여객기 화재 당시 이 파괴기가 기체 외부를 내리찍어 뚫었고, 옆에 달린 노즐이 기체 내부에 강한 물줄기를 뿜어내 초기 진압에 기여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파괴기는 16cm 두께의 콘크리트 블록과 0.4cm 두께의 철판을 뚫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부산에 2대가 있다. 샌드위치 패널 공장이 많은 산업단지 지역 화재에 대비해 도입됐다. 김해공항을 담당하는 강서소방서는 지난해 3월 무인파괴방수차 1대를 도입했다.

한편 사고 상황을 기록한 블랙박스가 내용이 없는 ‘빈 박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관계자는 “화재 당시 시동이 완전히 켜 있지 않은 상태라 블랙박스에 전원이 공급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음성기록장치(CVR)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어 합동 감식의 중요성이 커졌다. 사조위는 3일 사고 현장에서 소방, 경찰, 프랑스 사조위 등과 함께 현장 감식에 나선다.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초기 진압#무인파괴방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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