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에 “우산도 없는데”…퇴근대란 걱정에 한숨
자영업자들, 눈 쓸고 염화칼슘 뿌리고…“길 얼기 전 조퇴 생각”
서울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5.2.6 뉴스1
“갑자기 눈이 엄청나게 내려서 퇴근길 엄두가 안 납니다. 차라리 회사에서 자고 가야 하나 싶어요.”
6일 서울 성북구에서 성남시 분당구로 출근한 직장인 황 모 씨(28)는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단 소식에 눈앞이 깜깜해졌다. 황 씨는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했는데 눈이 많이 와서 버스는 막힐 것 같고 지하철역은 사람이 붐빌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겨울 퇴근길은 갑작스러운 폭설 탓에 일찍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평소 퇴근 시간 보다 일찍 회사를 나서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회사에 다니는 박 모 씨(27)는 “자차를 운전하시는 옆자리 과장님도 길이 얼기 전에 조퇴를 생각 중이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서울시 송파구 문정역 3번 출구는 폭설을 예상치 못한 듯 패딩 모자를 뒤집어쓰고 나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서류 가방을 머리 위로 들고 뛰어가는 이들도 있었다.
지하철역에 들어가는 시민들은 우산 없이 눈을 맞은 탓에 겉옷에 잔뜩 묻은 눈발을 툭툭 털어내기 바빴다. 문정역 3번 출구 앞에서 택시를 잡던 이 모 씨(30대)는 “원래는 걸어 다니거나 버스 타는데 눈이 와서 택시를 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서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2025.2.6 뉴스1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혜화역은 벌써 넉가래를 들고 상가 앞을 치우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했다. 호떡집과 어묵집, 주차된 오토바이 등에도 눈이 소복이 쌓였다.
혜화역 4번 출구 앞 골목에서 40년간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 모 씨(70)는 천막에 쌓인 눈을 빗자루로 털었다. 임 씨는 “눈이 오면 사람들이 안 다니니까 장사에 지장이 있다”며 “천막이 주저앉거나 폴대가 부러지면 큰돈이 들어가니 어쩔 수 없이 계속 눈을 쓸어야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다행히 이날 오후 4시 40분쯤 혜화역 인근에선 눈발이 잦아들었다. 카페 앞에서 염화칼슘을 뿌리던 최민경 씨(26)는 “아까는 눈이 하도 많이 와서 계속 치워도 의미가 없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조금 잦아들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 씨(52)도 “눈이 올지 모르고 우산도 안 챙겨왔는데 큰일”이라고 불평했다. 직장인 박 모 씨(27)는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내일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시켜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집에 가서 빨래하고 운동도 가려 했는데 계획이 다 무너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서울 전역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남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1㎝가량 눈이 쌓인 가운데 7일까지 높이 3~8㎝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경기 남부 지역은 최대 10㎝ 적설량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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