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를 앞둔 9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초콜릿과 사탕 등 선물을 고르고 있다. 2025.02.09. [서울=뉴시스]
초콜릿 소비량이 급증하는 2월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당분과 지방 함량이 많은 초콜릿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가 경고가 나왔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밀크 초콜릿에는 대개 20~30%의 카카오만 포함돼 있고, 나머지는 설탕과 유제품, 식물성 지방이 차지하기 때문에 100g당 칼로리가 약 550㎉에 달한다. 햄버거 한 개나 밥 한 공기 반과 맞먹는다. 밀크 초콜릿 100g에는 대략 50g의 당류가 포함되는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하루 당 섭취 권고량에 육박한다. 성인이 하루 2000Kcal를 섭취한다면 밀크 초콜릿 한 개를 먹은 날은 어떤 종류의 다른 당류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화이트 초콜릿에도 카카오 성분은 거의 포함돼 있지 않고, 주로 코코아 버터, 설탕, 우유로 구성돼 있다. 화이트 초콜릿을 먹어도 항산화 효과가 거의 없는 이유다. 또 화이트 초콜릿에는 트랜스지방도 과량 함유돼 있어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혈당 급상승, 비만, 당뇨, 고지혈증, 충치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초콜릿이 꼭 먹고 싶다면 건강을 위해 다크 초콜릿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때 카카오 함량이 35% 이상인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카카오 함량이 높을수록 쓴맛이 강하고, 설탕과 지방 함량이 낮기 때문이다.
다크 초콜릿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제공해 심혈관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고 혈압 저하와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다른 주요 성분인 트립토판도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켜 기분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이롭다.
초콜릿에 함유된 카테킨, 타닌, 비타민E 등 항산화 성분은 프리라디칼을 제거하고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암과 노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카카오는 칼륨, 철분, 인 등의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변비 예방, 빈혈 개선, 피로 회복에 유익하고 포함된 식이섬유는 장 건강을 돕고, 레시틴 성분은 두뇌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초콜릿을 견과류나 과일과 함께 먹는 것도 좋다. 다크 초콜릿과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 또는 딸기, 블루베리와 같은 과일을 함께 섭취하면 맛은 물론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몬드나 호두는 건강에 좋은 지방, 단백질, 비타민E 등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어 심혈관 건강에 유익하고 초콜릿에 포함된 항산화 성분과 결합해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한 딸기나 블루베리도 함께 먹을 경우 항산화 효과가 극대화되고 식이섬유와 미네랄을 공급해 소화에도 이롭다.
이규배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초콜릿은 칼로리, 당분, 지방 포함량을 꼭 확인하고 기저질환을 고려해 섭취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특히, 밀크 초콜릿과 화이트 초콜릿은 당분이 높은 경우가 많고, 다크 초콜릿도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여서 당뇨·고지혈증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 초콜릿 섭취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과량은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또 초콜릿에 포함되는 유화제도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다량 섭취에 따른 우려도 있어 밸런타인데이처럼 특별한 날이라도 초콜릿 섭취는 하루 30g 수준으로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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