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1년간 재정 3.5조 투입… 올해도 계속땐 건보 적자 1.7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7일 03시 00분


[늪에 빠진 의정갈등]
정부-지자체 2년째 비상진료체계
건보재정, 올해 적자 전환될 수도
“갈등 빨리 해소, 재정 투입 막아야”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수련병원을 떠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3조5000억 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의정 갈등에 따른 응급실 운영 등 비상진료체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면 올해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의정갈등 관련 재정 투입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비상진료체계 운영 등으로 3조5424억 원을 사용했다.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1조5058억 원, 건강보험 수련병원 선지급 1조4844억 원, 일반회계와 예비비 3810억 원, 지자체 재난관리기금 1712억 원 등이다.

비상진료체계 운영 지원과 수련병원 급여 선지급에만 건강보험 재정 2조9902억 원이 쓰였다. 비상진료체계는 보건의료가 위기에 놓였을 때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 등을 위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의료기관을 지원하는 제도다.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이탈하자 정부는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발령하고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의정 갈등이 지속되며 비상진료체계에 투입되는 비용은 더 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와 중증 진료 중심으로 전환하는 구조전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가 올라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비상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고 있어 기금에 재정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건강보험 재정 전망’에 따르면 정부가 연말까지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면 건강보험 누적 적자액은 향후 10년간 현행 유지 대비 1조7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건강보험 재정은 2026년 적자로 전환되고 2030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 재정이 올해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의료개혁과 비상진료대책을 반영한 건강보험 재정전망’에 따르면 정부가 의료개혁과 비상진료체계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면 적자 전환과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은 2025년과 2028년으로 각각 1년과 2년씩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개혁에 20조 원 이상이 투입되면 향후 10년간 건강보험 누적 적자액도 약 32조2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에선 의정 갈등을 빨리 해소해 의료 현장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수련병원 교수는 “군의관 및 공보의 파견 수당, 공공의료기관 휴일·야간 수당, 응급실 운영 등으로 상당한 예산이 투입됐다”며 “의정 갈등을 빨리 해소해 불필요한 재정 투입을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의정갈등#비상진료체계#건강보험 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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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추천 많은 댓글

  • 2025-03-17 08:40:58

    생각없이 준비없이 밀어 붙이고 나서 대책이 없자 건보재정을 끌어다 땜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정부의 관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아마 그돈을 의료 개선및 의료 현안 해결에 사용했으면 거의 해결이 되었을 돈이다. 윤석렬이라는 한사람의 우쭐하는 잘난척을 만족시키려다 국가예산은 예산대로 날라가고의료 현장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윤석렬과 함께 이를 밀어 붙이 영혼없는 관료 조규홍과 박민수등은 한국 의료계 무너뜨린 3인방으로 역사에 남을것이다. 탄핵이되고 나서 반드시 죄를 물어 구속시켜야 할것이다

  • 2025-03-17 08:23:57

    의정갈등에 대한 기사 때문에 20년 넘게 보던 조선에서 동아로 갈아탔다 그런데 동아도 별반 크게 다르지 않은 게 당사자들의 입장은 인터뷰도 없이 뇌피셜로 쓴 듯하더라 게다가윗자리에서 아랫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명령조의 훈계나 하고 있으니 언론이 사회갈등 해결은 커녕 뒷걸음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더라 어렵더라도 의대생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보고 그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의협이 주장하는 내용은 이유가 있는 것인지 정도는 알고 써야하는 게 아닌가 이 상태로는 올해도 끝을 보지 못할 듯하다

  • 2025-03-17 15:24:46

    선배들은공부하고 돈벌면서왜후배들길을막는거여? 싹다잡아다가 처벌하고 의사부모들도뺑뺑이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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