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개선은커녕 악화” 국회서 호소한 119 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8일 15시 01분


“환자 제때 이송 못해 자괴감…병원 평가에 수용률 반영해야”
“노조간부 아닌 구급대원 입장서 회견” 노조조끼 벗기도

김성현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 채널A 갈무리
김성현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 채널A 갈무리
구급대원들이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병원을 찾아 떠도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의정갈등 속에서 ‘응급실 뺑뺑이’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고 토로했다.

김성현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은 17일 국회에서 ‘현장응급의료 실태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119) 구급대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작년 ‘응급실 뺑뺑이’ 이슈 이후 잘못된 전달을 방지하기 위해 노조 조끼를 꼭 입고 참여하라고 지시를 받아 노조 명의를 빌려서 왔다. 그러나 왜곡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구급대원의 입장으로 이 자리에 서겠다”며 노조 조끼를 벗고 회견문을 읽어내렸다.

김 국장은 정부를 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구급대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응급의료체계를 완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근본적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그 결과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해야 하는 119구급대의 의료기관 수용 거부는 여전하고 이곳저곳 병원을 찾기 위해 전전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국장은 지난해 대구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은 응급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숨진 사건과 최근 만삭 산모가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다가 응급실 앞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사례를 언급하며 “응급실 뺑뺑이는 완화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재 도심 지역 구급대는 이러한 출동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경험하고 있다”며 “응급환자 치료 지연에 대한 책임이 구급대에도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구급대원들은 환자를 적절한 병원으로 제때 이송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큰 자괴감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병원 이송을 못하는 경우 구급활동 일지에 ‘현장 처치’라는 명목으로 마무리되는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심각한 문제는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위한 개선책이 시급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노조는 문제 해결을 위해 병원 응급의료 능력 평가를 강화하고 이를 평가할 때 119구급대의 환자 수용 및 이송률을 반영한 평가 항목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또 병원 정보 시스템에 수용 불가 사유를 명확히 표시할 것을 촉구했다. 119구급상황센터에서 병원 선정 시 강제력을 가질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이송 지연·불가 상황이 누락되지 않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해줄 것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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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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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18 16:03:57

    계속 의사들을 악마화 하고 욕하며 몰아붙이는데...갈수록 나빠지지 않니 ? 몇년 참고 기다리면 좋은날이 올테니 윤무식의 의료 개혁(?)을 응원할거라구 ? 어쩐다니...갈수록 너 나빠지고 있고, 이미 돌아갈 수가 없는 지점을 넘어섰는데 ㅎㅎ 각자 제갈길 가 보자구.

  • 2025-03-18 17:40:17

    왜 병원들은 응급환자를 받지 않을가 ? 응급환자 치료하면 많은 이윤이 남으면 미국처럼 서로 응급 중증환자 데려가려고 애쓰겠지. 응급처치와 치료비는 원가의 70%로 환자 치료할 수록 적자고, 중증환자 치료하다가 사망하면 묻지도따지지도 않고 구속시키는데, 누가 응급중증환자를 반갑게 보겠다고 나서겠나. 치료비를 현실화학 치료 결과가 나쁘다게고 무조건 형사처벌을 하는 관행부터 고치며, 이나라도 응급환자 서로 데려가려고 싸움난다.

  • 2025-03-18 16:32:40

    의사가 없다고, 근데 의대생.전공의를 없앤다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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