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純一기자」 『수현이는 가고 지현이가 왔다』
지난 18일 방수현이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코트를 떠난 뒤 이어 열린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김지현(22·부산외국어대)이 전승을 거두며 국내최강으로 등장하자 이같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셔틀콕 여왕」 방수현의 은퇴로 한국여자배드민턴의 공백기를 걱정하던 차에 김지현의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세계1위 예자오잉(중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김지현.
그러나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새별 미아 아우디나와 수지 수산티에게 각각 1대2, 0대2로 져 4위에 그쳤던 그가 방수현이 갖고 있던 「배드민턴 여왕」의 자리를 물려받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김지현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벌어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14전 전승의 기록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특히 라이벌로 꼽혀왔던 나경민(한국체대)과 최마리(인천대)를 압도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김지현은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스매싱과 헤어핀 등 공격기술이 달린다는 지적을 받고 보강훈련을 집중적으로 해온게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내년 대학을 졸업하는 그는 이미 삼성전기로 진로를 확정해 놓은 상태인데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중국과 홍콩 태국오픈에 연이어 출전, 여왕 등극의 가능성을 시험한다.
1m69, 60㎏의 김지현은 지난 90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지만 기라성같은 선배들에 가려 후보신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신장이 작아 세계무대에서는 힘들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악착같은 훈련으로 실력을 쌓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