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鉉薰기자」 축구공이 둥근 것처럼 벨로드롬도 둥글어서일까. 경륜이 시즌 종반에 접어들면서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예상치 않았던 복병들이 우승후보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들고 있는 것.
지난주 레이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3일의 13경주 우승후보 0순위는 정성기. 그러나 그는 마지막 반바퀴를 남긴 지점에서 그만 낙차하고 말았다. 다른 선수들에 둘러싸인 정성기가 막판 스퍼트에서 심한 몸싸움을 벌이다 코너를 돌면서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
경주의 축을 이루는 우승후보일수록 승률과 연대수를 높여 상위그룹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때문에 오히려 경기를 그르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복병들의 견제와 마크를 뚫지 못해 잇따라 덜미를 잡히고 있다.
지난 1일의 4경주와 8경주가 바로 그 예. 4경주에서 우승후보 이윤희는 낙차에 대한 부담과 후반 체력저하로 반바퀴를 남기고 추월을 허용했다. 또 8경주의 강창하는 막판 스퍼트 타이밍을 놓쳐 6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지난달 13일의 30회 대상경주는 올시즌 최대 이변이 일어난 레이스. 경륜 4인방중 정성기가 전국체전으로 불참, 우승은 당연히 원창용과 허은회 김보현의 삼파전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우승은 용석길에게, 2착은 노동근에게 돌아갔다. 선수들간의 견제와 마크가 불꽃을 튀면서 원창용과 허은회를 추월하려는 이순우와 김보현 조덕행이 잇따라 낙차했고 이를 틈타 용석길 노동근이 1, 2위로 골인한 것.
경륜관계자들은 오는 17일 올스타들이 총출전하는 제35회 대상경주에서도 우승후보들의 치열한 눈치작전, 복병들의 막판 제치기시도 등으로 예측불허의 대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륜사업본부 김상수 심판과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도 우승후보들의 종반 부침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선수들간의 견제와 마크, 체력안배 및 추위라는 변수를 극복하는 선수가 정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