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賢斗 기자」 97배구슈퍼리그의 초반 판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 21일 닻을 올린 올 슈퍼리그는 24일까지 남자부의 대한항공과 현대자동차써비스, 여자부의 한일합섬만이 2연승을 구가하며 우승행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뿐 남녀 우승후보로 꼽혔던 고려증권과 LG정유의 전력은 눈에 띄게 약화됐다.
게다가 지난 대회 중상위권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이번 슈퍼리그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배구판에 새로운 판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특히 고려증권의 몰락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결사」 문병택이 공익근무요원으로 빠졌다고는 하지만 지난 대회 최우수선수(MVP) 이성희세터와 「단신 거포」 이수동 박삼룡 박선출이 건재해 전력으로 본다면 대회 일곱번째 우승도 가능하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고려증권은 지난 22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 이어 24일 서울시청과의 경기에서도 △주포 부재 △조직력 약화 △수비 불안 등 공수양면에서 큰 허점을 보였다.
반면 대한항공은 그동안 기복이 심해 불안하기만 했던 세터 김경훈의 토스가 안정을 찾아 예리함을 더했고 공격에서도 「노장」 최천식 박희상과 신인 김종민의 절묘한 「신구조화」에 성공, 일약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여자부 LG정유는 예상대로 명세터 이도희의 공백이 너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도희에 이어 올해 슈퍼리그에 처음 출전하는 세터 김귀현(21)의 토스는 공격수들이 볼을 때리기에 너무 낮았고 네트 앞쪽으로 몰려 공격력을 반감시켰다.
LG정유는 비록 23일 껄끄러운 상대 선경에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며 관록을 과시했지만 특유의 불뿜는 강타는 눈에 띄게 줄었다는 평가다. 이와는 달리 만년 2위팀의 설움을 겪었던 한일합섬은 국가대표 세터 이수정의 정교한 토스와 최광희 김남순 구민정 등 주전들의 공격이 조화를 이루어 이 대회 첫 우승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