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勳기자」 이변인가 현실인가.
슈퍼볼 30년 사상 신생팀이 빈스롬바르디 트로피를 차지한 예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게다가 와일드카드팀이 플레이오프에서 4연승을 거두고 우승한 것도 지난 81년 오클랜드 레이더스가 유일하다.
캐롤라이나 팬더스와 잭슨빌 재규어스. 지난 95년 시즌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풋내기들이 올시즌 미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오는 13일 벌어지는 콘퍼런스 결승에서 이들이 승리한다면 사상 최초로 신생 2팀이 슈퍼볼에서 맞붙는 진풍경이 벌어지게 된다. 이같은 「돌풍」의 배경은 무엇일까.
내셔널콘퍼런스(NFC) 서부조는 전통의 강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포진한 NFC 최강조. 지난 9월 시즌 3차전에서 캐롤라이나가 샌프란시스코를 꺾었을 때만 해도 모두가 한낱 행운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캐롤라이나가 지난 11월 뉴욕 자이언츠전이후 7연승으로 서부조 우승(12승4패)을 확정짓자 눈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출한 선수라면 올초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이적한 노장 라인베커 케빈 그린(34)정도. 주전 쿼터백으로 발돋움한 케리 콜린스도 펜실베이니아주립대를 졸업한뒤 이제 프로 2년차. 선수 대부분이 무명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악스럽게 뭉쳤다. 몸을 사리지 않는 태클과 강력한 디펜스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극적인 인터셉트로 이긴 경기만도 수차례.
잭슨빌은 어떤가. 시즌 9승7패로 간신히 아메리칸콘퍼런스(AFC)중부조 와일드카드로 진출한뒤 90년대 들어 네번이나 슈퍼볼에 진출한 버펄로 빌스를 30대27로 격파한 뒤 최고승률(13승3패)의 덴버 브롱코스마저 또 다시 30대27로 제압했다.
이제 슈퍼볼 고지에 오르기 위해 캐롤라이나는 2년연속 NFL 최우수선수로 뽑힌 브레트 파가 이끄는 그린베이 패커스를, 잭슨빌은 10년만에 플레이오프 4강에 오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꺾어야 한다. 이는 모두 힘든 원정경기.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그린베이와 뉴잉글랜드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캐롤라이나와 잭슨빌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또다시 「기적」을 만들어 낼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