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賢斗기자]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 LG감독이 지난날 자신의 맞수들과 머리를 맞대며 모래판 천하통일에 나선다.
이감독은 80년대 이만기 이봉걸과 함께 모래판을 이끌었던 삼두마차로 민속씨름 1세대.
그러나 그는 현역시절 이만기의 화려한 빛에 가려 2인자에 만족해야 했다.
현역 은퇴후 지난 93년 1세대 가운데 민속씨름 사령탑에 가장 먼저 오른 그는 95년 현역시절 최대 맞수였던 이만기의 아끼는 제자 김경수를 모래판 정상에 올려 놓았다.
동양공고를 졸업한 뒤 인제대에서 이만기감독으로부터 2년간 들배지기 기술 등 기본기를 연마한 김경수는 데뷔 첫해 이태현(청구)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천하장사에 등극한데 이어 지난해 11월 다시 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어 2년연속 모래판을 평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모래판은 김경수 이태현 신봉민(현대) 김정필(조흥금고)이 다섯차례의 지역장사 타이틀을 골고루 나눠가지는 등 아직도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
이에 따라 이감독은 올해 천하장사는 물론 지역장사 타이틀까지 싹쓸이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지난해 입단한 「골리앗」 김영현(단국대 2년 중퇴)을 본격적으로 조련하기 시작했다.
김영현은 지난해 경험부족 등으로 자신의 무기가 될 수 있는 큰 키(2m17)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김영현 다듬기」에 팔을 걷어붙인 이는 바로 이감독 현역시절 맞수였던 이봉걸씨. 2m5의 장신으로 밀어치기에 능했던 그는 이감독의 부탁으로 김영현에게 자신의 비기를 전수하게 된다.
그는 『아직 김경수가 노련미나 힘 등에서 김영현보다 앞서 있지만 키에 걸맞은 기술을 접목시킬 경우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김영현이 훈련만 제대로 소화해내면 올 모래판에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