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설날장사대회]모래판 「3국시대」올까

  • 입력 1997년 2월 5일 20시 13분


[이현두 기자] 백승일―이태현(이상 청구)의 독주시대를 거쳐 지난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던 모래판. 순서대로라면 이제 삼국시대가 와야 한다. 설연휴인 오는 8일과 9일 이틀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는 97설날장사씨름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올해 모래판의 판도가 이같은 중국 역사의 흐름을 따를 것이냐는 것. 본래 정규 지역장사대회에 앞서 열리는 설날대회는 8개 씨름단별로 대표 주자 4명씩이 출전, 정규시즌을 앞두고 상대의 전력을 탐색하는 전초전 성격. 그러나 이번 대회는 춘추전국시대를 지속시키려는 신예들과 삼국시대로 넘어가려는 「빅3」간의 치열한 세(勢)싸움으로 지역장사대회와 맞먹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김경수(LG증권) 이태현 신봉민(현대)의 「빅3」에 대항할 신예세력의 대표주자들은 「골리앗」김영현(LG증권)을 중심으로 김봉구(진로) 염원준(한보) 황규연(세경진흥) 김봉욱(진로) 등. 특히 이번 대회 대진 추첨결과 「빅3」 모두가 16강전이나 8강전에서 신예들과 맞붙게 돼 「빅3」가 정상에 등극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예들의 도전부터 따돌려야만 한다. 특히 지난해 천하장사 2연패의 위업을 이룬 김경수는 16강전과 8강전에서 황규연 김영현과 잇따라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 가장 힘겨운 경기를 벌여야 한다. 또 95년 설날장사로 2년만의 패권탈환을 노리는 신봉민은 8강전에서 지난해 종합랭킹 8위에 오른 염원준과 일전을 치러야 하며 지난해 설날 장사 이태현도 16강전에서 김동욱(진로)의 도전을 뿌리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승후보로 패기를 앞세운 신예들보다는 노련미를 갖춘 「빅3」쪽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편. 이 가운데 이태현은 준결승에서 맞대결할 것으로 보이는 김경수와 신봉민보다 대진운이 좋아 꽃가마를 탈 가능성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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