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골프신동」우즈 랭킹 4위…美誌 밝혀

  • 입력 1997년 3월 29일 20시 15분


[안영식기자] 「골프신동」 타이거 우즈(21)가 내달 마스터스골프 정상에 오른다면 미국의 위대한 흑인스포츠맨중 랭킹 몇위에 해당될까. 미국의 스포츠전문월간지 「스포츠」는 최근호에서 우즈의 「가상업적」을 랭킹4위로 평가했다. 이 잡지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흑인선수는 재키 로빈슨. 그는 지난 47년 인종차별의 벽을 허물고 흑인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주인공이다. 브루클린 다저스 1루수로 입단한 그해 백인들을 제치고 신인왕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당시 천대받던 흑인들의 「희망」이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지켜보는 가운데 금메달 네개를 목에 건 제시 오웬스와 2년뒤 독일의 마르크스 슈멜링을 1라운드에서 KO로 눕혀 히틀러의 잘못된 「선민의식」을 날려버린 조 루이스가 각각 랭킹2,3위. 오늘날의 미국 스포츠계는 대부분의 종목에서 흑인선수들이 스타로 군림하고 있지만 반세기 전만 해도 흑인들은 단지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만으로 홀대받았었다. 선배들에 비하면 「좋은 세상」에 태어난 우즈가 흑인 최초의 미식축구 쿼터백이었던 더그 윌리엄스(랭킹5위) 홈런왕 행크 아론(〃 6위)과 복싱영웅 무하마드 알리(〃 7위)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그의 활동무대가 흑인들의 존재가 미미했던 골프이기 때문.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US아마추어선수권을 3연패한 우즈는 프로데뷔 5개월만에 4승을 거둬 『골프만큼은 흑인들이 안된다』고 자부하던 백인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했다. 흑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흑인들은 물론 미국내 소수민족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우즈. 그의 마스터스 정복이 단순히 메이저 골프대회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우즈가 아직도 남아있는 인종차별의 벽을 허무는 첨병역할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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