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의 산실인 제일은행이 팀 해체를 결정, 여자 금융단 농구의 대파국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남자금융팀인 한국은행과 산업은행팀의 해체에 이은 제일은행팀의 해체는 다른 여자팀의 연쇄해체를 몰고올 것이 분명해 가뜩이나 움츠러든 국내여자농구의 쇠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은행측은 지난 2일 여자농구팀에 해체를 통보했다. 해체이유는 경비절감. 유원건설 우성건설 한보그룹 삼미그룹의 잇단 부도로 2조원이상의 부실채권을 안게돼 경영이 극도로 악화됐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
지난 61년 창단된 제일은행 여자농구팀은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부동의 국내 정상을 지켰던 팀. 그동안 배출한 국가대표선수들도 최혜란 정경희 주희봉 조영순 김영임 원둘자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다. 이중 주희봉과 김영임은 6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프라하의 봄」의 멤버.
제일은행은 지난 95년 합숙소가 달린 전용체육관을 마련했으나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이를 LG그룹에 팔았고 이후 선수들은 여자실업팀과 여고팀 체육관을 돌며 「집시훈련」을 해왔다. 지난해 농구대잔치의 성적은 금융단 6개팀가운데 5위. 제일은행팀의 해체는 다른 금융팀의 연쇄해체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6개 금융팀 가운데 국민은행과 서울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팀은 그동안 「총대」를 메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명맥을 이어왔다.
특히 외환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은 성적부진 등을 이유로 한때 팀해체를 적극적으로 검토한 적이 있었을 정도.
따라서 제일은행의 팀해체로 이들팀은 「명분」을 갖게 됐고 「해체의 도미노현상」이 이어지리라는 것이 농구인들의 우려다.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