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다리샅바 잡기싸움을 지켜보라」.
4일 개막되는 97충주장사씨름대회의 하이라이트 역시 국내모래판을 양분하고 있는 이태현(청구)과 김경수(LG)의 라이벌대결일 수밖에 없다.
과연 이번에는 누가 모래판을 평정할 것인가.
둘은 이제 기술이나 체력적인 면에서는 거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 따라서 전문가들은 매경기 누가 왼쪽다리샅바를 더 깊숙이, 강하게 잡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10일 열린 구리대회 결승에서도 둘의 승부는 역시 왼쪽다리샅바 잡기싸움에서 결판났었다. 당시 이태현은 왼쪽다리샅바를 최대한 깊숙이 잡은 뒤 자세도 최대한 높임으로써 김경수가 엉거주춤한 채 오른쪽 다리의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돼 쉽게 승리했던 것.
이는 바로 지난 2월말 새로 청구씨름단을 맡은 황경수감독의 전략. 황감독은 지난해 천하장사대회와 올초 설날장사전에서 이태현이 김경수에게 잇달아 무릎을 꿇은 결정적 패인이 왼손샅바잡기에서 제압당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던 것. 그는 키가 큰 이태현(1m96, 1백38㎏)이 김경수(1m87, 1백53㎏)의 낮은 자세에 끌려가며 힘을 쓰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왼손샅바잡기를 교정해줬고 이는 결국 경기에서 주효했었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도 이태현은 이 작전을 구사해 김경수를 제압하려 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맞는 김경수의 대비전략은 만만찮다. 그는 『샅바싸움에서부터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며 『상대의 다리 힘을 쓰지 못하게 하는 완벽한 샅바잡기로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