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이태현이냐 김경수냐 『해답은 샅바싸움』

  • 입력 1997년 4월 3일 20시 06분


「왼쪽다리샅바 잡기싸움을 지켜보라」. 4일 개막되는 97충주장사씨름대회의 하이라이트 역시 국내모래판을 양분하고 있는 이태현(청구)과 김경수(LG)의 라이벌대결일 수밖에 없다. 과연 이번에는 누가 모래판을 평정할 것인가. 둘은 이제 기술이나 체력적인 면에서는 거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 따라서 전문가들은 매경기 누가 왼쪽다리샅바를 더 깊숙이, 강하게 잡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10일 열린 구리대회 결승에서도 둘의 승부는 역시 왼쪽다리샅바 잡기싸움에서 결판났었다. 당시 이태현은 왼쪽다리샅바를 최대한 깊숙이 잡은 뒤 자세도 최대한 높임으로써 김경수가 엉거주춤한 채 오른쪽 다리의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돼 쉽게 승리했던 것. 이는 바로 지난 2월말 새로 청구씨름단을 맡은 황경수감독의 전략. 황감독은 지난해 천하장사대회와 올초 설날장사전에서 이태현이 김경수에게 잇달아 무릎을 꿇은 결정적 패인이 왼손샅바잡기에서 제압당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던 것. 그는 키가 큰 이태현(1m96, 1백38㎏)이 김경수(1m87, 1백53㎏)의 낮은 자세에 끌려가며 힘을 쓰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왼손샅바잡기를 교정해줬고 이는 결국 경기에서 주효했었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도 이태현은 이 작전을 구사해 김경수를 제압하려 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맞는 김경수의 대비전략은 만만찮다. 그는 『샅바싸움에서부터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며 『상대의 다리 힘을 쓰지 못하게 하는 완벽한 샅바잡기로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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