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MBC,「박찬호중계」KBS에 패배 『티격태격』

  • 입력 1997년 4월 6일 19시 56분


국제스포츠경기의 국내 방송권을 둘러싼 방송사간의 다툼이 갈수록 치열해져 가고 있다.

KBS2 TV는 6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발투수진에 합류한 박찬호선수의 첫 등판전을 방송함으로써 「박찬호 라운드」에서 일단 승리했다.

이에 대해 MBC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MBC는 『이미 지난해말 미국 프로야구협회측과 20여만 달러에 30게임을 중계하기로 협상이 끝났는데 KBS가 끼어들어 중계권료만 터무니없이 올려주고 가로챘다』며 『미국 프로야구협회측에도 정식으로 항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는 이같은 비난에 대해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위성방송권을 따내기 위해 미국프로야구협회측과 협상을 진행한 것은 자사이며 오히려 뒤늦은 MBC의 개입으로 가격만 올랐다는 주장.

KBS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노모의 경기 중계권을 NHK위성TV가 갖고 있는데 우리는 박찬호 경기 중계는 커녕 우리나라에 위성방송을 할 수 없는 ESPN(스포츠 전문채널)아시아지사가 중계권을 갖고 있다』며 『박찬호 경기의 위성중계권을 따내는 것은 KBS위성방송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6일 박찬호 경기가 KBS위성방송을 타지 못한 것은 ESPN과의 중계권문제가 완전히 타결되지 않아서였다는 것이다.

국제대회 공동중계에 대한 방송사간의 암묵적인 「신사협정」이 깨진 것은 지난해 8월 열린 아시안컵 축구대회때부터이다. MBC가 창구가 되어 공동중계 협상이 진행되던 도중에 KBS가 『방송권에 대한 협상을 MBC에 위임한 적이 없다』며 가격을 올려 단독계약을 체결, 오랜 관행이 깨지게 됐다. MBC와 KBS는 오는 25일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와 6월에 열릴 세계청소년 축구대회를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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