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끝난 97세계팀선수권대회에서의 남녀동반우승. 그러나 이로 인한 쇼트트랙 그랜드슬램 달성보다 빙상인들을 더 뿌듯하게 한 사실은 바로 세대교체의 성공이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동성(경기고)의 등장. 그는 97나가노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팀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최대 취약종목인 5백m를 석권했다.
그동안 남자쇼트트랙을 이끌어온 채지훈(연세대)이 허리부상으로 빠진 터여서 김동성의 등장은 더욱 고무적이다.
여자부의 세대교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 원혜경(배화여고) 김윤미(정신여고) 안상미(정화여고) 등 「여고생 3인방」이 바로 전이경(연세대)의 뒤를 이을 기대주들이다.
원혜경은 이번 대회 1천m와 3천m, 김윤미는 5백m와 1천m에서 조1위를 차지했다. 안상미는 올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미국) 종합챔피언.
문제는 선수들이 거둔 성과에 비해 여건이 너무 열악하다는 점. 전국적으로 중학생 이상 선수가 1백명 안팎이고 사계절 내내 훈련할 수 있는 실내링크도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
반면 중국은 중학생 이상 「꿈나무」가 7백명, 국가대표는 2백명에 이른다.일본의 실내링크수는 무려 1백여개.
나승렬 대한빙상연맹 회장(거평그룹회장)이 팀선수권대회 대회장소인 목동링크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은 사실은 연맹측의 무관심을 극명하게 드러낸 대목이다.
빙상인들은 『한국 쇼트트랙의 성과는 지옥훈련과 선수들의 근성만으로 쌓아올린 것』이라며 『연맹은 이번 대회 남녀 동반우승을 함께 기뻐할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신현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