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경찰에 적발된 부정경륜 사건은 경륜 출범후 나돌던 부정행위의 소문이 처음 확인된 사례. 「공식상금은 상위권 선수들이 많지만 비공식 상금은 하위권 선수들이 더 많다」는 경륜계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번에 적발된 金憲重(김헌중)씨는 중고교 시절 사이클을 타본 적이 없는 미용사 출신. 비선수출신인 그의 성적은 최하위권인 일반급에서 맴돌았다.
김씨를 비롯해 일반급에 속해 있는 하위권 선수들은 우승후보라 해도 연간 챙길 수 있는 상금이 2천만원 안팎. 반면 우수 특선급의 상위권 선수들은 5천만∼6천만원대 상금을 너끈히 번다.
이 때문에 생계가 어려운 하위권 선수일수록 수백만원대의 「검은 돈」을 미끼로 건네며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브로커들의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다는 것.
특히 기량차가 심한 하위권 경주에서 우승후보 선수가 뒷돈의 대가로 우승확률이 적은 선수에게 일부러 져줄 경우 이를 적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들 사이에 약속된 신호는 출발전 두 바퀴를 도는 시주(試走)중 고갯짓이나 손동작으로 브로커들에게 당일 컨디션이 좋은 우승후보 선수의 등번호를 알려주는 것. 규정에는 선수들이 양손을 핸들에 모두 얹고 달리게 돼 있지만 경주에 출전하는 1백여명의 선수들을 감시하는 직원이 2명에 불과해 부정행위가 발생할 소지는 충분하다.
경륜사업본부측은 『이번 사건은 경륜의 매출액과 입장객수가 늘고있는 상태에서 터진 악재』라며 『시주를 없애고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인원을 늘리는 등 제도를 서둘러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신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