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에 오를 수만 있다면 약물복용도 불사하겠다』
미국 시카고의 내과의사 밥 골드먼이 최근 운동선수 1백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이 대답한 사람이 무려 1백95명. 또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이 『약물의 부작용으로 5년 뒤 숨지더라도 들키지만 않는다면 약물을 복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통계는 선수들이 약물의 유혹에 얼마나 쉽게 빠져드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조사 대상자들은 육상 수영 역도 등 기록종목 선수들로 96애틀랜타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운동선수들에 대한 도핑테스트가 갈수록 엄격해지지만 약물복용 선수는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를 비켜가는 노하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것.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는 두명. 이는 92바르셀로나대회의 5명, 84로스앤젤레스대회의 12명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
그러나 사실은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 검사를 빠져나가는 방법이 다양해져 약물을 복용해도 적발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은 소변검사때 남의 소변을 섞는 것. 경기직전 복용을 중지하는 방법도 애용된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전문가를 고용, 자신의 체질에 적합하면서 테스트를 피할 수 있는 약물을 만들어 복용하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김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