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의 「홀수해 징크스」는 여전히 살아있는가. 짝수인 지난해에 수렁에서 헤메던 선동렬이 지난 15일 시즌 4세이브째를 올리며 쾌속항진을 계속하자 전문가들은 「홀수해 징크스」를 떠올리며 올 시즌 그의 화려한 부활을 예감하고 있다.
선동렬은 90년대 들어 짝수해에는 어김없이 맥을 못추다 홀수해에는 펄펄 날았다.
징크스의 시작은 92년. 그해 4월11일 OB와의 폭우속 경기에서 완봉승을 올린 대가로 어깨 건초염을 얻었다. 그해 성적은 85년 프로데뷔후 최악인 2승8세이브.
그러나 선동렬은 마무리 투수로 전향한 93년 10구원승 31세이브를 기록, 최고의 소방수라는 새로운 이력을 쌓았다.
불운은 짝수해인 다음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음반제작 등의 「외도」와 지루한 연봉협상으로 인한 동계훈련 부족이 겹쳐 시즌 성적이 6승4패12세이브. 일본진출 좌절과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충격이 부진의 또 다른 이유가 됐다.
그러나 선동렬은 이듬해 다시 살아났다. 33세의 나이에 시속 1백55㎞의 빠른 공을 뿌려대며 5구원승 33세이브의 성적을 남긴 것. 9타자 연속 탈삼진의 대기록을 두차례나 세운 것도 바로 95년이다.
이같은 징크스는 현해탄을 건넌 일본에서도 따라 다녔다. 지난해 4월5일 히로시마 카프와의 센트럴리그 개막전에서 9회말 구원투수로 나섰다가 강판당한 것이 징크스의 시작. 결국 지난해의 성적은 5승1패3세이브로 초라했다.
올해는 다시 홀수해. 그의 징크스대로라면 선동렬은 올해 「큰 일」을 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즌 벽두부터 그 조짐이 보이고 있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