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과 이적의 설움을 딛고 일어선 오뚝이들이 97프로야구 시즌초반을 뒤흔들고 있다.
17일까지 타격1위를 달린 쌍방울 조원우. 5할의 고감도 타격을 뽐내고 있는 그는 희생번트의 성공률도 높아 팀플레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94년 프로에 데뷔한 조원우는 건실한 외야수비와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가 강점. 올해 김광림과 치열한 중견수 자리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까지의 성적만은 조원우가 우세.
그가 잘 나가는 것은 김준환 타격코치의 덕택. 평소 방망이를 세우고 타석에서 윗몸이 앞으로 쏠리던 약점을 보완, 어깨에 걸치는 타격자세로 바꾸면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한화의 정기창은 하마터면 야구장을 떠날 뻔했다.경북고 출신인 그는 지난 93년 연고팀 삼성에서 버림받고 쫓겨가듯 쌍방울에 입단했다. 더욱이 시도 때도 없이 부상이 찾아와 제대로 뛸 기회조차 없었다.
그는 올해 쌍방울에서도 쫓겨났다.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야구를 그만둘 위기에 몰린 그는 힘들게 한화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화에서의 그의 날갯짓은 힘차다. 지난 13일 OB전 6회 2사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린 것이 그 서막. 지난 16일 삼성전에서는 4회 3점홈런으로 팀 승리의 공신이 됐다.
하루아침에 삼성의 안방자리를 꿰찬 김영진. 백인천감독에게 미운 털이박혔던 그는 올해 공수를 겸비한 선수로 변신했다.지난 15일 에이스 김상엽과 합작, 팀의 첫 승을 일궈낸데 이어 16일 한화전에서는 신재웅으로부터 2루타를 뽑아내 팀을 노히트 노런의 위기에서 건져냈다.
〈김호성기자〉